(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90원선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확대 등 부양책에 대한 긍정론이 힘을 얻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로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달러화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인덱스펀드의 국내 주식 매수 및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달러 매도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ECB 부양책으로 유로 캐리트레이드 유입 기대도 가세하면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더 강화될수 있다.

달러화 1,190원선은 올해 들어 사실상 저점 역할을 해 온 레벨이다. 지난달 초 일시적으로 하향 이탈하긴 했지만, 글로벌펀드의 채권 매도 등으로 급한 상승세가 시작되기도 했다.

달러화 1,190원선 하향 이탈이 확인되면 역외의 롱스탑이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하는 이유다. 역외 시장 참가자들은 지난 11일 10억달러 이상 대규모 롱스탑 물량을 내놓는 등 원화 약세 베팅을 되돌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달러화는 차트상으로 60일 이동평균선이 하향 돌파되고, 일목균형표상 구름대에 들어서는 등 추세 전환이 가능한 민감한 레벨로 진입했다.

국내로의 자본 유입이 이어진다면 달러화가 하락 추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불안 요인도 적지 않다.

우선 지난 주말 달러화의 갑작스러운 하락을 촉발한 위안화의 절상이 이어질지 예단하기 어렵다. 당시 유로화의 가파른 강세로 위안화도 큰 폭으로 절상됐지만, 이후 유로화의 움직임이 제한적이다.

여기에 오는 15일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폐막한 이후 중국 증시가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이란 우려도 있다.

오는 15~16일(미국시간) 열리는 미국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심이 부상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달러화가 본격적인 하락 추세로 접어든다고 예단하기 어려운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화가 지속 하락하면 당국의 달러 매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부담도 제기될 수 있다. 미국의 외환시장 개입 중단 압박 등을 감안하면 당국이 적극적인 달러 매수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간헐적인 스무딩에 대한 시장의 부담은 커질 수 있다.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ECB 조치에 대한 기대가 재부상하고 국제유가가 큰 폭 오르는 등 위험자산 투자가 이어졌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8.18포인트(1.28%) 오른 17,213.31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2.62포인트(1.64%) 상승한 2,022.19에 끝났다.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는 전장대비 5.0bp 상승했고, 2년 국채금리는 3.0bp 올랐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대비 1.7% 오른 배럴당 38.5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NDF 시장 달러화는 하락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88.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1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93.10원)보다 5.45원 하락한 셈이다.

이날 달러화는 1,190원선을 밑돌아 거래를 시작한 이후 역내외 롱스탑에 따른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 강도가 세다면 1,180원대 중반 수준까지는 저점이 낮춰질 수 있다.

한편 이날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한미 FTA 활용기업을 방문해 간담회를 연다. 일본은행(BOJ)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시작한다. 연초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만큼 추가 완화책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다.(정책금융부 외환팀 기자)

jw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