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미국의 금리 인상 경계감이 옅어진 여파로 1,150원대로 수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패러다임이 급변했다. 달러 강세라는 큰 줄기가 되돌려지면서 위험자산 투자가 활발해졌다.

주요 산유국의 산유량 동결 기대도 가세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섰다. 중국의 역외 달러-위안(CNH)도 6.45위안대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12월초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달러 강세, 유가 급락, 위안화 절하라는 3대 불안요인이 일제히 완화된 만큼 달러화의 하락을 제어할 수 있는 변수가 없어졌다.

국내 시장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도 한층 강화됐다. 외국인은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7천700억원 가량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장중 4천200억원 가량 순매수에서 현대자동차가 한국항공우주 지분 약 3천400억원어치 가량을 블록딜로 매각한 영향까지 더해져 순매수 규모가 커졌다.

이에따라 전일 1,173원선에서 마감하며 전거래일 대비 20원이나 폭락했던 달러화는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150원대 중반까지 추가 하락했다.

역외 시장 참가자들이 쌓아놓았던 롱포지션이 급격하게 되돌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화 1,160원대 공방을 생략하고 곧바로 1,150원선을 타겟으로 한 싸움이 전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달러화 하락을 저지할 수 있는 외환당국의 달러 매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도 전과 같지 않다.

미국이 새로운 교역촉진법에서 환율조작 국가에 대한 제재를 규정한 가운데, 통상 4월에는 재무부 환율보고서가 나온다. 교역촉진법 이후 처음 나오는 환율보고서를 앞두고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달러 매수 개입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당국은 전일에도 달러화 1,173원선 부근에서 방어선을 치고 스무딩을 지속했지만, 달러 매도 심리를 꺾으려는 시도는 보여주지 않았다. 이날도 당국 스무딩은 지속하겠지만, 숏플레이에 타격을 입히는 개입은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일 달러-엔이 111엔선도 위협하자 일본은행(BOJ)가 개입설이 부상한 점은 당국의 부담을 다소 덜어줄 수 있는 요인이다.

달러화가 급락하고, 외국인 자본유출 우려가 후퇴하면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부상할 수 있다는 점도 달러화에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는 요인이다.

뉴욕 금융시장은 위험자산 투자가 이어졌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5.73포인트(0.90%) 상승한 17,481.49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37포인트(0.66%) 오른 2,040.59에 끝났다.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는 전장대비 3.7bp 하락했고, 2년 국채금리는 0.6bp 내렸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4.5% 상승한 배럴당 40.2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NDF 시장 달러화는 급락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57.2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0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73.30원)보다 17.05원 하락한 셈이다.

이날 달러화는 1,150원대 중반에서 거래를 시작한 이후 역외 롱스탑과 외국인 주식 매수 관련 달러 매도 물량 등이 몰리며 하락세를 이어갈 것을 보인다. 중국 위안화도 또 한차례 절상 고시되면 달러화 낙폭이 커질 수 있다.

달러화 1,150원대 초반에서는 전일과 같이 당국 스무딩과 대치하는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

한편 이날 국내에서는 특이 일정이 없다. 중국에서는 2월 주택지표가 나온다. 장마감 미국에서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준 총재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다.(정책금융부 외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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