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생한 테러가 금융시장에 미칠 여파를 주시하면서 1,150원대에서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당시 달러화는 하루 정도 상승세를 나타낸 이후 다음 거래일부터 반락했다.

이번에는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파가 파리 테러 당시보다도 제한되는 양상이다.

유럽 주요국 주가지수가 오히려 소폭 상승했고, 뉴욕 증시 주요 지수도 낙폭이 제한됐다.

이날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될 수 있지만, 달러화를 큰 폭 끌어올릴 정도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전망이다.

테러 영향으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 기조가 훼손될지 등에 관심이 집중될 수 있다.

달러화가 1,160원선 지지선을 하향 이탈하면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롱스탑이 강화된 점도 달러화의 반등을 제한할 요인이다.

달러화가 3월들어 급락하고 있지만, 역외가 지난해부터 장기간 꾸준히 롱포지션을 축적해 온 만큼 주요 레벨이 하향 이탈될 때마다 롱스탑 물량이 출회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달러 강세 부담이 줄어들면서 역외 투자자들이 헤지 비율을 꾸준히 축소할 가능성도 크다.

3월 달러화 폭락 과정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도 달러화 하락에 우호적이다.

여기에 외환당국의 방어 스탠스가 다소 누그러진 점도 달러화 반등시 고점 매도 심리를 강화할 수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전일 "환율 하락속도가 그렇게 급하지 않다"는 평가를 내놨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달러화의 폭락세는 진정된 만큼 당국이 공격적인 레벨 방어보다 속도조절 차원에서 시장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다.

글로벌달러가 반등 조짐을 나타내는 점은 달러화에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다. 달러인덱스는 94.5선 부근까지 반락했다가 전일에는 95.5선 수준을 회복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연준 주요 인사들이 다소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은 점도 달러 약세를 제어했다.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테러 영향이 제한되면서 보합권 등락이 나타났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1.30포인트(0.23%) 내린 17,582.5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80포인트(0.09%) 하락한 2,049.80에 끝났다.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는 전장대비 1.4bp 올랐고, 2년 국채금리는 2.3bp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대비 0.1%가량 하락한 배럴당 41.45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NDF 시장 달러화는 상승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57.9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53.60원)보다 3.40원 상승한 셈이다.

이날 달러화는 역외 환율을 반영해 1,150원대 중반 수준으로 레벨을 소폭 높일 전망이다.

국내 증시 외국인 투자가 이어지는 등 테러의 악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이 확이되면, 차츰 상승폭을 줄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이날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중국 보아오 포럼에 참석한다. 한국은행 금통위원은 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갖는다. 해외에서도 발표되는 지표가 많지 않다.(정책금융부 외환팀 기자)

jw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