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에 힘입어 1,150원대 중반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옐런 의장은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조심스럽고 점진적이어야 한다는 기존의 스탠스를 재확인했다. 그는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미국 경제에 위험 요인이 되고 있으며 기준금리를 느리게 인상하는 상황을 정당화한다고 밝혔다.

최근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 지역 연은 수장들이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으며 형성됐던 4월 금리 인상 경계심이 빠르게 해소될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공급 과잉 우려가 지속하면서 전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불안 요인도 있지만, 달러 약세에 따른 롱스탑 압력이 달러화의 하락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인민은행(PBOC)이 전일 달러-위안 거래기준환율을 큰 폭 내리는 등 위안화 절하 경계감도 희석될 수 있다.

옐런 의장 발언으로 투자심리가 되살아난 만큼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본 유입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도 달러화 하락에 우호적인 요인이다.

국내 수급상으로는 전일까지 월말 및 분기말임에도 수입업체들의 결제 수요가 네고 물량보다 우위를 점했다.

달러화 1,200원대도 경험한 수출업체들이 네고 출회를 최대한 미루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도 달러화가 1,150원대로 내려서면 결제 수요가 우위를 점하며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옐런 의장이 비둘기 스탠스를 재확인하며 달러화가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할 수 있는 만큼 이벤트를 기대했던 수출업체의 실망 매물이 강화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달러화가 1,150원대 중반 이하로 하락하면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대한 경계심도 되살아날 수 있다. 당국은 지난 22일 달러화 1,153원선 부근에서 개입하면서 단기 저점을 만들어낸 바 있다.

새누리당이 이른바 '한국판 양적완화'를 총선 공약으로 제시하고, 새로 추천된 금융통화위원의 비둘기파적인 면모가 부각되는 등 국내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되고 있는 점은 변수다.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도 국내 금리 인하에는 우호적인 요소다. 국내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 숏플레이가 제약될 수 있다.

뉴욕 금융시장은 옐런 의장 발언에 반응하며 위험자산 투자가 활발히 진행됐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7.72포인트(0.56%) 상승한 17,633.1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7.96포인트(0.88%) 오른 2,055.01에 끝났다. 주요 지수는 장초반 하락세를 딛고 빠르게 반등했다.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5.8bp 떨어졌고, 2년 국채금리는 7.3bp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2.8% 하락한 배럴당 38.28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NDF 시장 달러화도 큰 폭 내렸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58.1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63.80원)보다 6.60원 하락한 셈이다.

이날 달러화는 1,150원대 후반에서 출발해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제 수요의 지지력이 세겠지만, 역내 외의 단기 롱포지션 청산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

달러화 1,150원대 중반 수준에서는 당국 경계감 등으로 하락 속도가 더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아태지역 개발재원 후속 대화 특별 연설에 나선다.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에도 참석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취임 2주년 기자단 오찬간담회를 연다.(정책금융부 외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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