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1,150원대로 되돌아올 전망이다.

오는 17일 예정된 주요 산유국 회동에서 산유량 동결 결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서부텍사스원유(WTI)가 배럴당 35달러선 부근까지 하락했다.

최근 배럴당 40달러선 내외에서 등락하던 유가가 낙폭을 키우기 시작하면 주요 원자재통화와 함께 원화도 약세 압력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유가에 민감한 캐나다달러는 지난달 말 1.2854캐나다달러에 저점을 찍고 지난밤에는 1.3086캐나다달러까지 고점을 높였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확인했지만, 지역 연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도 이어졌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경제 회복력을 고려하면 시장 기대보다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6일(미국시간) 예정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7일 열릴 옐런 의장과 전임 의장간 토론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CJ CGV가 터키의 최대 극장 사업자인 마르스 엔터테인먼트그룹 인수를 확정한 점도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 전망이다.

CGV는 전일 장마감 이후 마르스를 총 6억500만유로(약 8천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국민연금과 함께 조성한 코파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 등이 공동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GV는 유로로 인수대금을 지급하며, 계약체결일로부터 8주 이내 대금을 지급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주식 양수 예정일자는 공시하지 않았다. 헤지 목적으로 선제적인 달러 매수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형성될 수 있다.

국내 수급상으로도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가운데, 수입업체 결제 수요와 외국인 주식 순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 등이 우위를 점하는 점도 달러화에 반등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도 우위 흐름이 유지되고 있는 점은 상승폭을 제어할 수 있는 요인이다. 유가 하락 등에 대한 불안감이 연초와는 다른 강도인 만큼 달러화 반등을 달러 매도 기회로 삼으려는 역외의 움직임에는 큰 변화가 없을 수 있다.

뉴욕 금융시장은 유가 하락으로 위험자산 투자가 후퇴했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75포인트(0.31%) 하락한 17,737.00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6.65포인트(0.32%) 떨어진 2,066.13에 끝났다.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는 1.4bp 내렸고, 2년 금리는 1.6bp 하락했다. WTI는 전장대비 2.9% 하락한 배럴당 35.70달러로 지난달 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 NDF 시장 달러화도 상승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53.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46.10원)보다 5.95원 상승한 셈이다.

이날 달러화는 1,150원대로 반등한 이후 추가 숏커버 등으로 장초반에는 상승 압력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나면 상승 압력이 강화될 수 있다.

다만 1,150원대 초중반에서는 고점인식 달러 매도 유인도 약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이날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S&P와 면담한다. 해외에서는 호주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이 예정된 가운데, 호주의 2월 무역수지도 나온다. 장중 호주달러 움직임에 달러화가 연동될 수 있다.(정책금융부 외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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