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슈가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됐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금융시장 충격이 실물 시장 심리에 일정 수준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지방 부동산시장에는 대세하락 재료를 추가하고, 투기자금이 몰리고 있는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도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됐다.

17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오는 23일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 찬성 지지율이 높아지며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전일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영국 노동당 하원위원이 피살되면서 국민투표가 연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브렉시트 가능성은 열려있고 공포는 진행 중이다.

다수의 연구기관은 브렉시트가 발발하면 금융시장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영국계 자금의 직접 유출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의 리스크 확대로 전반적인 해외 자금의 유출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의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기 때문에 가뜩이나 주춤해진 지방 부동산 시장에 심리적인 악영향이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브렉시트 자체보다 과잉공급 등 수급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도 "브렉시트로 단기 부동산 시장이 움직이지는 않겠지만, 센티멘털(심리)적으로 자극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EU 탈퇴는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이 때문에 부동산 등 실물자산 시장에도 파장이 일 것으로 진단됐다.

영국 재무부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2년안에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3.6% 하락하고, 파운드화 가치가 12%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 충격과 더불어 영국 경제가 둔화되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경제에도 파장이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는 보고서에서 "브렉시트는 다른 회원국들의 EU 탈퇴 시도와 같은 도미노 현상을 불러올 수 있어, 세계 경제에 잠재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투기자금이 무차별적으로 진입하고 있는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도 예외일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거시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며 "브렉시트 결정으로 당장 영향은 없겠지만,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임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위원은 "근래 강남 재건축이 과열되고 있지만, 국내 경제의 저성장이 우려되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는 식을 것"이라며 "브렉시트가 강남 재건축의 식는 시점을 당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이 온다면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대출을 들여다볼 것"이라며 "하락반전까지는 아니더라도 강남 재건축 가격이 횡보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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