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우려가 다소 완화된데 따라 1,160원대 후반 수준으로 레벨을 낮출 전망이다.

오는 23일 브렉시트 여부를 결정할 국민투표를 앞두고 조 콕스 노동당 하원의원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EU 잔류를 지지하는 여론이 근소하게나마 힘을 얻으면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여론이 우세했던 시점에도 금융시장에서는 부동층 등을 감안해 현실화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여기에 잔류 지지 여론이 앞서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다소 진정될 수 있다.

브렉시트 우려를 제외하면 달러화가 상승할 만한 요인은 많지 않다. 6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완화적으로 나오면서 달러는 약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대표적 매파로 꼽혔던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앞으로 2년 반 동안 금리가 연 0.63%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비둘기파로 급선회했다.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7월 인상 가능성을 12%로 떨어졌고,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46%가량에 그치는 등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은 희석되는 중이다.

최근 하락세를 나타냈던 국제유가도 주말에는 비교적 큰 폭 반등했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달러화가 급락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은 만큼 이벤트를 앞두고 달러화 하락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수 있다.

브렉시트 반대 여론조사가 우위를 점하면 선제 롱포지션 청산 움직임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다만 투표를 앞두고 여론의 향배를 예상하기는 어려운 만큼 적극적인 숏포지션 구축 움직임은 나오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 위안화 약세 흐름이 유지되고 있는 점도 달러 매도 심리를 약화할 수 있다.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브렉시트 우려가 완화됐지만, 미국 경기 우려 등으로 증시는 부진했다. 달러는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7.94포인트(0.33%) 하락한 17,675.16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6.77포인트(0.33%) 낮은 2,071.22에 끝났다.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는 최근 하락에 대한 반작용으로 전일대비 5.3bp 올랐고, 2년 국채금리는 1.6bp 올랐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대비 3.8% 급등한 배럴당 47.98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달러화는 하락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71.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7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72.70원)보다 2.40원 하락한 셈이다.

이날 달러화는 1,170원선 부근에서 거래를 시작한 이후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 보인다. 주말 발표된 잔류에 우호적인 브렉시트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해 추가 롱처분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

한편 이날 국내 특이 일정은 없다. 일본에서는 5월 무역수지 예비치가 나오고,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다.(정책금융부 외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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