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롯데건설이 지난 상반기 거둔 영업 외 이익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외환 차익 규모만 영업이익의 30% 수준에 육박한 까닭인데 같은 시기 대규모 엔화 자산이 장부에서 사라져 궁금증을 키웠다.

23일 연합인포맥스 기업정보 재무제표(화면번호 8109)와 롯데건설 반기보고서를 보면 롯데건설은 올해 상반기에 6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작년과 재작년 같은 시기에 올린 영업이익은 각각 793억원, 781억원이다. 다소 줄긴 했지만, 예년과 비슷한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해 영업 외 수익은 그간의 모습과 판이했다. 상반기 말 영업 외 수익이 65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세 배, 재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두 배 더 많았다. 영업 외 활동에서 이른바 '대박'이 난 셈이다.

비결은 외환 차익이었다.

올해 상반기 롯데건설의 외환 차익은 20억원 미만이던 이전과 달리 195억원에 달했다. 환차손을 제거한 순익은 164억원이다.

같은 시기, 대규모 외환 차익과 함께 엔화 자산이 사라졌다.

작년 말 188억5천만엔을 넘었던 엔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올해 상반기를 지나면서 2천338만엔으로 쪼그라들었다. 원화로 환산하면 1천829억원 상당의 엔화를 처분했다.

이 외 베트남 동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등도 일부 정리하면서 롯데건설의 외화자산은 원화 환산 1천46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이전에는 2천829억원을 넘겼다.





<롯데건설의 외화자산 변동 현황(16년 상반기 말과 15년 말 비교)>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엔화를 처분하는 시기에 엔-원 환율이 15% 이상 올랐다"며 "엔화를 팔아 원화로 썼다면 환율상 이익도 많이 봤을 것이지만, 자금의 출처나 용처는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을 넘어서게 된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롯데건설의 엔화 단기차입금이 줄긴 했지만, 1억3천만엔에 불과했다. 200억엔에 달하는 장기차입금에 대해서는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사라진 엔화를 차입금을 갚는 데 쓰지 않았고 차입금은 환율 변동과 무관한 것으로 풀이됐다.

롯데건설은 일본에서의 수주도 많지 않다. ▲롯데 우라와 제6공장 ▲메리초 초콜렛공장 신축 ▲일본식품판매 미야자키냉동창고 해체공사 등이 있지만, 다 해봐야 기본도급액이 500억원 내외였다. 일본에서의 매출만으로 대규모 엔화를 모으기에는 부족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 수주가 주력인 건설사들도 보통 달러화의 비중이 크고 대규모 결제금액이 도래하지 않는 이상 급작스럽게 외화자산을 처분하는 경우도 드물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롯데건설이 그룹의 비자금과 연관되는 시점에 의문을 달기도 한다"며 "롯데건설이 앞으로도 엔화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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