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뜨겁기만 하던 주택시장 분위기가 급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11·3 주택시장관리방안이 효과를 발휘하는 가운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상승하는 점도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21일 부동산 정보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규제가 시작된 첫 주인 지난주 서울 강남4구와 경기 과천 등 11·3 대책의 조정대상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둔화하긴 했지만 0.04% 오른 것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확연히 가라앉은 셈이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조정대상지역에서는 호가가 계속 내리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가 1천500만~2천500만원 내렸고 신천동 진주 아파트가 500만~2천만원 떨어졌다.

노원(0.19%), 강서(0.15%), 마포(0.12%) 등 서울에서도 일반아파트가 많은 지역은 11·3 대책의 영향이 덜한 편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제가 시행됐음에도 10월 주택거래량이 견조한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11·3 대책에 따른 시장 상황과 계절적 비수기를 고려하면 11월 거래시장은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열매 현대증권 연구원은 "10월 부동산 시장은 가격과 거래량 모두 상승했지만 11월 가격은 약보합을 나타내고 거래량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의 가격 조정이 예상되나 전세난과 저금리 기조 하에서 촉발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 계절적 비수기 외에도 최근 뛰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투자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늦추려는 금융당국의 정책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이 겹치며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5년 혼합형 상품 기준) 금리가 연 4%대 후반까지 올랐다.

이달 18일 기준으로 KEB하나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대 4.73%, 우리은행은 4.58%, KB국민은행은 4.48%까지 올랐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 역할을 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10월에 1.41%로 9월보다 0.06%포인트 올랐다.

부동산114는 "정부가 가계대출 단속에 나섰고 미 금리 인상이 임박해 금리 상승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택시장과 금리는 반비례관계로 금리가 오르는 만큼 주택시장 매수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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