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촉발한 글로벌 금리상승 파고 속에서 국토교통부 산하기관들이 선전하고 있다. 부채관리로 제한된 발행량과 꾸준한 수요가 비결로 지목됐다.

21일 연합인포맥스의 발행그룹별 시가평가 일별 추이(화면번호 4789)를 보면 신용등급이 'AAA'인 공사채 3년물의 민평금리는 전거래일 기준으로 1.900%로 집계됐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국내외 금리가 오르면서 공사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6일에 처음으로 1.9%대에 올라섰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다.

트럼프 이슈로 금리가 오르기 전 공사채 3년물은 1.572%였다. 7거래일 만에 금리가 32.8bp(1bp=0.01%포인트)가 급등했다. 만기가 길수록 피해가 더 커 같은 기간 공사채 10년물의 금리는 47.2bp 치솟았다.

국가 기간산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채권도 금리상승에 노출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수자원공사 모두 3년물 금리가 7거래일간 32.8bp 올랐다. 금리 수준은 한국수자원공사가 현재 1.891%로 가장 낮다.

단기 금리 상승은 피할 수 없었지만, 우량채권 지위는 지켰다.

지난 9일부터 전거래일까지 국고채 3년물의 금리 상승폭은 35.7bp다. 국고채 10년물은 48.6bp가 높아졌다. 공사채가 국고채보다 금리상승폭이 작았다.

시장참가자들은 금리상승 국면에서 공사채에 수요가 꾸준했다고 진단했다. 공공기관 부채관리로 발행량이 크게 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적인 고금리를 노린 투자자가 모였다고 판단했다.

실제 올해 7월부터 10월까지 국토부 산하기관의 채권 거래량은 월평균 7천375억원을 나타냈다. 이달에는 전거래일까지 6천325억원의 거래량을 기록 중이다. 최근 7거래일에는 3천256억원이 거래됐다. 하루 평균으로 보면 금리상승 국면에서 거래가 더 활발한 셈이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채권에 대한 불안이 심화하면서 금리 이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신용도와 금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공사채에 수요가 꾸준했다"며 "채권 단가가 상대적으로 늦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이 여전해 추가 가격하락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 심리 회복이 긴축의 우려로 확대하면서 채권시장의 매도세가 진정되지 못했다"며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의장이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인 만큼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채권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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