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개외 여건 악화에 대한 대응능력 제고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구조개혁,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준경 원장은 2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KDI 정책세미나 축사에서 "지금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중"이라며 "최근 3년간의 평균 성장률이 2.8%로, 3% 초반 내외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보다도 낮은 수준에 머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대외적으로 그동안 고성장을 지속해온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는 중이며, 노동비용 상승에 따른 투자 기대 수익률 하락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와 좀비 기업 증가 등 펀더멘털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펀더멘털 문제점에 따른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대내적으로는 고령화 진행으로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예상된다"며 "하지만, 더 우려스러운 점은 우리 경제의 역동적 시스템이 퇴화되고 반 경쟁적 시장 구조가 굳어진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부실기업의 퇴출이 지연되며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생산성이 정체되고 있다"며 "대외 여건 악화에 대한 대응 능력을 제고하고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구조개혁과 제도개선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은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며 견실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일본은 재정 지출만 늘었다"며 "두 국가의 차이는 구조개혁의 성공 여부와 혁신의 실행 여부"라고도 말했다.

김 원장은 "일본 아베노믹스의 3개의 화살 중 통화·재정정책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세 번째 화살인 구조개혁은 절반의 성공에 그친 것으로 풀이된다"며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구조개혁의 실천에 일본의 선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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