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18개월 연속으로 흑자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책당국자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지며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29일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지며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나라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며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에 직면한 일부 아시아 국가들과도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은 차관보는 "반도체와 선박 등의 수출 증가가 7월 경상수지 흑자의 주요 요인이라는 점에서 (경제 여건이) 확연히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이번 경상수지 흑자는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서영경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최근 아시아 국가들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우리나라가 차별화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내수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재로서는 경상수지 흑자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상품수지 흑자폭의 증가가 환율 등 외부 경제요인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경제 펀더멘털은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품수지 흑자의 증가는 달러-원 환율 등 외부 경제요인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니며, 우리나라 기업들의 브랜드 파워와 제품 품질 향상 등에 더 영향을 받았다"며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이 고부가가치 제품인 것도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18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는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됐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라고 덧붙였다.

수출ㆍ수입이 모두 늘어난 가운데 상대적으로 수출의 개선세가 뚜렷해 향후 국내 경기 회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불황형 흑자라면 수출이 늘고 수입이 줄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수출입 모두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히 수출 측면에서의 개선이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는 "물론 7월 한 달의 경상수지 흑자를 국내 경기 회복과 직결시키는 것은 조심스럽다"며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앞으로도 이어지면 국내 경기 회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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