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산 경매 시장의 분위기도 바뀔 수 있다는 진단이 제기되고 있다. 저금리에 유예됐던 경매물건이 풀리면서 경쟁률과 낙찰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13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부동산 법원 경매의 예상 진행 건수는 12만6천건으로 추정됐다. 예상대로 결과가 나오면 올해 부동산 경매 진행 건수는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다. 작년(15만2천506건)에 처음으로 20만건 이하를 기록하고 감소세가 뚜렷하다.

국내 저금리가 만연하면서 경매 진행 건수가 줄었다. 이자비용이 낮아지자 가계부채 연체율이 급감했고 금융권 연체에 따른 신규 경매물건이 대폭 감소했다.





반대로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고공행진 했다. 올해 11월까지 평균 낙찰가율은 71.2%를 나타냈다. 작년보다 0.4%포인트 낮아지긴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로 높다. 특히, 주거시설 중 아파트·주상복합은 평균 낙찰가율이 92.3%로 신기록을 썼다.

저금리가 부동산 활황의 원인이 되면서 주택 실수요가 경매로 몰리는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1.25%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분위기는 내년부터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금리 환경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지지옥션 경매분석센터는 "올해 10월까지 가계부채대출 연체율이 역대 최저치인 탓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매물건 감소 현상이 이어질 수 있지만, 1년간 유예되고 있던 미국발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매물건이 대규모로 시장에 풀리면 경쟁률과 낙찰가율이 자연스럽게 하락할 것이다"고 말했다.

가계부채를 잡으려는 정부의 노력도 낙찰가율에는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됐다. 대출 옥죄기는 경매 자금 마련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매수세 감소, 유찰물건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

주택유형별로는 연립과 다세대의 가격과 경쟁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됐다.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경매 열기는 지속할 수 있고 수도권 단독주택도 토지에 대한 가치가 계속 상승하는 만큼 몇 년간 인기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부동산 감정가는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지옥션은 "내년 상반기에는 일반 시장의 가격 상승세가 멈추고 그간의 상승분이 감정가에 반영된 경매물건들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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