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시작될 위기에 국내 저금리 싸이클도 끝났다는 진단이 확산하고 있다. 가계부채의 이자까지 증가하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부담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금흐름상 전세와 월세의 격차가 줄면서 수요가 월세로 일부 이동하고 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4일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으로 전국 평균 전셋값은 2억529만5천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464만원가량이 올랐다.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가가 오르자 전셋값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서울은 전국 평균보다 더 비싸다. 전월 서울의 평균 전셋값은 3억7천906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약 1천만원이 상승했다. 강남(4억3천922만원)은 강북(3억646만원) 보다 1.4배 이상 높았다.





전국 평균 전셋값의 약 절반을 3% 이자로 대출받았다고 가정하면 한 달에 내는 이자는 약 25만원을 살짝 웃돈다. 서울에서 같은 비율의 대출로 전셋값을 충당하면 한 달 이자비용은 47만원까지 불어난다. 강남이라면 55만원까지 육박한다.

미국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글로벌 시장 금리가 모두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국내 금리는 상승세를 시작했다.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리면 내년까지 인상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가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려는 움직임까지 고려하면 은행에서의 가산금리까지 튈 수 있다. 이자비용은 갈수록 불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전국의 평균 월세는 62만4천원을 보였다. 서울은 평균 89만4천원이다. 강남과 강북은 각각 98만6천원, 78만4천원이다.

주택의 규모나 임차인과의 협상, 전셋값의 기회비용과 집안 유지·보수 비용, 각종 부대비용 등을 따지면 전셋값 이자와 월세의 격차는 더 줄어들 수 있다. 국내외 금리상승 속도가 얼마나 빠르냐에 따라 임차 유형의 희비가 엇갈린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임차 수요가 월세로 일부 이전하면서 가격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여정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상대적으로 주거비용이 낮은 전세에 대한 임차인의 선호에 따라 수요자 우위 시장이 지속하면서 대출금리 상승으로 증가한 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전세 수요 일부가 준전세 등 월세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며 "월세는 보합 또는 소폭의 하락세를 보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전셋값은 신규 공급이 적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지만, 누적된 전세가 상승분에 대한 부담으로 연립·다세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로의 수요 분산이 계속되고 가을 이사철이 마무리되면서 상승폭은 다소 축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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