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SK건설 회사채가 지난해 정부의 11·3 대책으로 얼어붙은 국내 주택경기를 뚫고 활발히 거래돼 주목받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해외에서 인정받은 기술력, 상대적인 고금리 등을 이유로 거론했다.

10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거래량 상위 종목(화면번호 4234)을 보면 작년 12월에 SK건설이 발행한 회사채 'SK건설143-2'는 1천164억1천400만원이 거래됐다. 전월 기준으로 거래량이 많은 회사채 중 9위에 올랐다. 이 외 100위안에 든 다른 건설사 채권은 없다.

특이한 점은 'SK건설143-2'는 전월에 장내에서도 83억1천600만원이 거래됐다. 거래량 상위 100종목 중 SK건설 채권을 빼면 모두 장내 거래가 없다.

장내에서 회사채가 주식과 같은 방식으로 자동으로 거래되려면 매수·매도 호가가 많아야 한다. 회사채는 거래량이 부족하기에 채권 중개역을 통해 장외에서 매수·매도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기관투자가가 회사채를 100억 이상의 단위로 거래하는 방식도 장내 거래를 제한한다. SK건설 회사채는 일부 개인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SK건설143-2는 지난해 11월에도 거래 상위 회사채 종목 76위였다. 이달에도 장내 거래만 따지면 상위 100종목 중 네 번째다. 지난해 10월에는 장내 거래는 없었지만, 거래량 상위 15위에 랭크했다.

SK건설143-2를 투자자들이 꾸준히 찾은 시점은 정부가 1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해 강남을 중심으로 국내 집값이 내려가던 시기다. 미국까지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올해 국내 주택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기도 했다. 건설주 등 건설사 관련 자산들이 피해를 봤지만, SK건설 회사채는 관심을 끌었다.

대내외 상황이 불확실하지만, 상대적인 고금리가 매력이 됐다고 시장참가자들은 판단했다. SK건설143-2는 지난 2014년 9월에 발행한 채권으로 올해 9월 30일이 만기다. 남은 만기가 길지 않아 부도 위험은 낮고 금리는 5.2%로 높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가 높으면 그만큼 위험부담이 있다는 뜻이지만, 만기가 별로 남지 않아 단기로 자금을 묶어두려는 개인투자자 등에게 선호됐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부분도 SK건설 회사채를 긍정적으로 보게 된 이유로 지목됐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터키에서 보스포러스 대교나 유라시아 해저터널 등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며 "기술력 부분에서 회사를 좋게 보는 요소가 됐을 것이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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