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2일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인포맥스 폴에 참여한 13명의 전문가 전원이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국내 경기회복 모멘텀이 약화하고 있지만 대내외 정치리스크 부각, 미국 금리인상 속도 불확실성, 가계부채 우려 등이 금리 동결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참가자들은 국내 경제 펀더멘털 약화에도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은 다소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경제주체의 심리는 매우 좋지 않지만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나쁘지 않아 금리 인하 여지는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하기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 한국경제가 2.6%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한은도 비슷한 수치를 내놓을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예상했다.

A 증권사 채권딜러는 "이주열 총재가 이미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융안정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만큼 경제지표가 고꾸라지지 않는 한 금통위에서 연내 금리를 인하하기 어렵다"며 "경기 여건은 부정적이지만 이 총재가 시장에 섣불리 기대감을 줄 만한 발언을 할 가능성은 적은 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도 부담이다"고 말했다.

B 증권사 채권딜러는 "국내 심리지표는 악화됐지만 산업생산이나 수출 등 경제지표는 그닥 나쁘지 않아 이에 대한 총재의 견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대내외 여건 등을 봤을 때 통화정책을 변동할 시기도 아니고 6개월내 인상도 인하도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C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금통위에서는 경기보다 금융안정에 포커스를 두고 있기 때문에 지난 달 금통위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이슈에 국내 물가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한은의 스탠스에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참가자들은 금통위가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채권시장 흐름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나왔다. 대외 변수와 국내 펀더멘털 재료 등이 충돌하면서 금리가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A 딜러는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6% 정도로 정부와 비슷하게 제시할 듯하다"며 "여러 요인을 종합했을 때 채권을 무리하게 매수할만한 여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B 딜러는 "금통위보다는 미 금리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재 미 10년물이 2.30~2.50% 박스권인 만큼 한국도 당분간 10년물 2.00~2.20% 박스권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포지션은 다소 가벼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D 시중은행 채권딜러는 "금통위 자체가 채권시장에 우호적인 재료는 아닐 듯하다"며 "트럼프 취임 이후 경제정책 방향을 확인하고 글로벌 금리가 방향성을 잡을 때까지는 박스권이겠지만 리스크관리 쪽으로 중심을 둬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반면 E 증권사 채권딜러는 "외국인이 아직도 연내 금리 인하를 보고 있기 때문에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질 경우 외국인의 국내채권 포지션이 되돌림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며 "외국인이 행동에 나설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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