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증가가 누적될 경우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가계부채의 긍정적인 효과를 증대시키고 부정적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자산투자 목적의 대출 증가는 줄이고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강종구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장은 15일 '가계부채가 소비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가계부채의 유량효과와 저량효과를 분석한 결과 "가계부채의 증가가 단기적으로 경기활성화에 도움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가계부채의 유량효과(Flow effect)는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소비 목적의 가계차입이 증가할 때 소비가 직접 증대되고 부동산구입 목적의 경우에도 내구재 구매가 확대되면서 경제전체의 소비를 증대시키고 경제성장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높다.

반면 가계부채의 저량효과(Stock effect)는 가계부채 수준에 따라 발생한다. 차입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 등을 통해 소비와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유량효과와 저량효과를 분석한 결과 가계부채의 유량효과는 경제성장률과 소비증가율을 높이지만 저량효과는 이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분석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의 유량효과와 저량효과 영향력은 모두 줄어들었다. 유량효과의 영향력 감소는 총대출 중에서 소비목적의 대출 비중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며, 저량효과의 영향력 감소는 가계 대출금리 하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

2000년대 이후 긍정적인 유량효과 기여분이 줄어드는 반면 부정적인 저량효과 기여분은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대체로 2000년대 초 이후 가계부채 증가율이 하락하면서 유량효과 기여도가 감소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부정적인 저량효과 기여도는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다.

강종구 실장은 "최근들어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지면서 부정적 저량효과가 확대되고 있어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등 자산투자 목적의 대출 증가를 줄이는 한편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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