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건설업계의 사업환경이 녹록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주택경기가 조정 국면에 접어든 데다 해외 수주도 크게 나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17일 한국신용평가는 '2017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건설산업에 대한 전망이 '비우호적'이라며 주택공급 과잉이 가시화되고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기업평가도 '건설업 산업전망 및 신용등급 방향성 점검'에서 "건설수주를 견인한 주택경기의 둔화로 수주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최근 건설사의 실적 개선이 주택시장 호조에 기대며 주택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는데 주택경기가 하락 반전하면 실적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한기평>

해외건설 쪽 부진은 완화하겠으나 크게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한신평은 "손실 반영이 분산돼 손실 규모가 줄겠지만 미청구공사 부담이 큰 현장의 준공이 올해로 예정돼 있어 건설업체의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워낙 나빴던 해외 수주는 올해 조금 나아지겠으나 저가수주에 따른 손실을 경험한 건설사들의 수주활동이 위축돼 수주실적이 크게 호전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출처:한신평>

한기평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로 유가가 오르겠으나 재정수지를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건설업체의 주력 사업인 정유, 화학 부문 투자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삭감되는 등 공공부문도 먹거리가 많지 않다는 것이 신용평가업계의 진단이다.

한신평은 "정부 예산 가운데 SOC 예산이 줄어 토목 부문 수주가 확대될 가능성이 작고 건축부문도 올해부터 연간 분양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에서 우위에 있는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 간 실적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기평은 공공기관이 중장기 재무관리계획하에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있어 신규 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건설회사의 전체적인 신용등급 방향성을 '부정적(Negative)'으로 판단한다"며 "많은 건설사에서 해외 프로젝트 원가율 조정 위험이 있는데 입주 물량 증가로 주택부문이 악화하면 현금흐름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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