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이번 주 유로화는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하락세에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유로화는 유럽의 재정위기가 계속해서 해법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1.30달러가 밀린 이후 유로화의 저점은 점차 낮아지며 지난 주말에는 한때 1.27달러 아래까지 떨어져 2010년 9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엔화에 대해서는 한때 97.91엔까지 밀려 200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나타냈으나 유로화의 상승을 견인하지는 못했다.

12일 유럽중앙은행(ECB)이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지만 유로화의 하락세는 막지 못할 공산이 크다.

유로존이 국채금리 상승과 부진한 경제지표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기 때문이다.

ECB가 시장 불안을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ECB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를 계속 매입하고 있음에도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는 여전히 7% 수준을 넘나들고 있다.

시장에서는 ECB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더 공격적인 국채 매입 등 추가적인 대책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존 론스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ECB가 경기를 활성화하길 원한다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계획을 빌려 장기금리를 낮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침체와 재정위기라는 이중고가 계속되는 가운데 ECB가 추가적인 완화정책에 동의하면 앞으로 수주 내에 유로화는 1.24달러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론스키 이코노미스트는 "Fed보다 ECB의 정책적 유연성이 낮지만, 만약 유연성이 확대된다면 ECB는 양적 완화라는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ECB가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도 커지고 있다면서 ECB가 쓸 수 있는 정책은 모두 유로화의 약세를 견인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처드 프라눌로비치 웨스트팩뱅킹의 스트래티지스트는 "Fed의 국채매입과 달리 ECB의 경우 국채매입을 거의 강요당하고 있다"면서 "ECB가 대차대조표 자산의 규모를 확대하면 위험심리는 회복되겠지만, 유로화에는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 투자자들은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로존 3대 경제대국의 산업생산 지표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또 계속해서 유로존을 짓누르는 신용등급 강등 우려도 시장의 경계대상이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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