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홍경표 기자 =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그동안 리더십 공백을 겪던 국민연금이 정상화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550조원을 굴리는 기금운용본부도 불확실성 해소로 전주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은 서울구치소에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2월31일 문형표 이사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된 이후 국민연금은 이원희 기획이사가 문 이사장을 대신해 직무를 수행하면서 비상근무체계로 전환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국민연금이 특검 조사를 받고,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을 앞두고 운용역들이 줄이탈 하면서 기금운용이 '올스톱'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지난해 7월 이후 거의 7개월여만에 다시 열렸지만 목표초과수익률 안만 통과됐을 뿐, 지난달 위원회에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체계 개편 등은 리더십 공백으로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못했다.

뒤숭숭한 분위기를 틈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퇴직하려는 운용역이 사내 기밀을 유출하고 재취업기관에 출근하는 최악의 기강해이 사건까지 벌어졌다.

국민연금이 풍비박산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문형표 이사장은 결백을 호소하면서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문형표 이사장 자진사퇴로 리더십 공백으로 휘청였던 국민연금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원희 기획이사가 업무를 보고 있었지만 그동안은 문형표 이사장이 형식상으로라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사태로 의결권 행사 개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 국민연금의 의사 결정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기금운용본부가 전주 이전을 앞두고 있는데 운용역 정착 지원과 체계 개편, 업무 기강 회복 등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 후 6개월 이내에 운용역 50여명이 계약 만료 상태에 이르게 되는데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연기금 관계자는 "문형표 이사장이 기금운용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며 "문 이사장 사퇴만으로 국민연금이 바로 제자리를 찾기는 힘들겠지만, 비정상적 관행을 정상으로 되돌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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