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한국에 대한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사업 진행에 미칠 영향이 주목됐다.

무려 2조원이 넘는 사업이 중국 자본으로 진행되고 있는 까닭인데 갈등이 장기화되면 운영단계에서 일부 사업의 차질이 우려됐다.

6일 JDC에 따르면 중국 자본 유치로 진행 중인 사업은 제주헬스케어타운과 신화역사공원 조성 등 두 가지다.

지난 2009년 12월 개발사업 시행 승인이 떨어진 제주헬스케어타운은 중국 상하이시의 공기업인 뤼디그룹(녹지그룹)과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뤼디는 지난 2012년 10월 JDC와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77만8천㎡의 사업부지에 총 1조5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미 1단계에 해당하는 휴양콘도 400세대가 지난 2014년 8월 준공됐고 2단계 사업인 힐링스파이럴 호텔, 웰니스몰 등의 공사가 한창이다.

뤼디는 보건복지부의 외국의료기관 설립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작년 6월 녹지국제병원 착공에 들어가는 등 이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녹지국제병원을 비롯한 힐링스파이럴호텔 등 2단계 사업의 운영이 예정됐다.

홍콩의 란딩(람정)그룹이 참여하는 신화역사공원사업은 제주와 세계의 신화와 역사, 문화를 소재로 하는 관광, 휴양 등이 어우러진 한국형 복합리조트의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다.

JDC는 지난 2012년 3월 부지조성공사를 마쳤고 2013년 10월 란딩과 부지 중 일부인 A, R, H지구(231만9천㎡)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란딩의 총사업비는 1조1천억원으로 올해 1월까지 집계된 외국인직접투자액(FDI)만 미화 10억달러에 달했다.

현재 국내에 설립한 법인인 람정제주개발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월기준 공정률은 A지구 약 34%, R지구 약 96%에 달했다. 올해 10월 복합리조트 1단계 개장을 앞두고 있고 내년 하반기 전체 개장을 준비 중이다.

두 사업 모두 공사가 진행 중인 점을 미뤄볼 때 당장 공사 중단의 압박은 없겠지만 올해 하반기 이후 운영단계에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화교자본인 란딩과 달리 뤼디그룹은 중국정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JDC의 한 관계자는 "현재 두 사업은 모두 공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반기 운영단계까지 갈등이 지속되면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의 한 중국 전문가는 이번 사드 사태가 시진핑 주석의 지도력과 직접적으로 연동된 문제라는 점을 들어 중국 정부가 쉽게 물러설 수 있는 사태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최근 국내정치에 올인하는 입장이라 사드 문제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소홀한 입장"이라면서도 "지도력 문제에 사드가 연동돼 강대강 구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 국무장관의 한·중·일 순방과 4월에 예정된 시진핑·트럼프 회담 결과에 따라 사드 논의가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도 이 과정에서 다방면으로 대중국 채널을 확보해 대화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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