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정원 기자 = 한국 정부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 시스템(사드· THAAD) 배치로 중국의 경제 보복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SDI가 중국 업체들과 추진 중이었던 합작 프로젝트가 끝내 무산됐다.

2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중국 서광자동차는 지난 17일 열린 이사회에서 지난해 9월부터 삼성SDI, 동루안루이츠(東軟睿馳)와 추진해 온 배터리팩 관련 합작사업을 종료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작사업은 삼성SDI와 서광자동차, 동루안루이츠가 중국 대련에 합작사 '루이츠신에너지동력시스템'을 설립, 신에너지 차량용 배터리 팩과 충전기를 생산하는 내용이었다.

총투자비는 1억위안(한화 162억원) 수준으로, 당시 동루안루이츠는 50%, 서광자동차는 35%, 삼성SDI는 15%의 지분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삼성SDI가 배터리를 사용해 팩을 제조한 뒤 서광자동차에 공급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투자를 결정한 이후에도 정식 출자는 지속적으로 지연되는 등 합작 프로젝트는 난항을 겪었다.

한중관계가 '악화일로'를 지속하고 있는 탓에 삼성SDI의 제품이 사실상 보조금 지급 대상 목록에 등재되기 어려워진 점이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다만, 삼성SDI 관계자는 "서광자동차의 오너가 변경된 영향으로 기존의 투자 계획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삼성SDI는 최근 시안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 계획도 일시적으로 중단키로 했다. 앞서 삼성SDI는 중국 배터리 공장 증설을 위해 오는 2020년까지 총 6억달러(약6천910억원)를 단계적으로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보조금 이슈나 사드 문제로 이미 시안 공장의 가동률은 굉장히 낮은 상태였다"며 "최근의 상황을 감안해 증설 계획의 속도 조절에 나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j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