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은 시장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금융시스템 리스크는 다소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우리 금융시스템이 대내외 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24일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한 '금융안정회의' 보고서에서 "지난해 12월 이후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유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시스템의 전반적인 안정상황을 나타내는 '금융안정지수'는 6.8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의단계인 8을 계속 하회하고 있지만 지난해 8월 이후 지수가 점차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 미국 신 행정부 출범, 연준의 금리인상 등이 지수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반은행은 선제적 리스크관리로 지난해 4분기에도 자산건전성 추세를 이어갔고 수익성도 양호한 상태를 유지했다. 일반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16년 말 0.82%로 전년말 대비 0.32%포인트 하락해 건전성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취약업종 기업 관련 부실여신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2.39%로 0.4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수익성은 악화됐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35%포인트 하락했다. 부실여신 정리 과정에서 대손비용이 증가하면서 순손실이 확대됐다.

일반은행과 특수은행의 복원력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은행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07%로, 전년말 대비 하락했지만 규제기준인 85%를 훌쩍 뛰어넘었다. 자기자본비율(BIS)은 15.8%로 전년말 대비 1.11%포인트 올랐다.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특수은행의 LCR은 111.9%로 규제기준인 70%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수은행의 BIS비율은 13.81%로 0.87%포인트 상승했다.

상호금융과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는 저금리 기조에서 가계와 카드 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취약성이 늘어났다. 상호금융은 지난해 상업용부동산 등 비주택과 주택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고, 취약차주 비중도 늘어났다. 여전사는 고금리 카드대출 취급을 확대하는 가운데 취약차주 비중이 다른 업권에 비해 크게 높아 금리상승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일부 증권, 보험사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리스크가 증대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작년 하반기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반영으로 지난해 증권사들 ROA는 0.5%에 그쳤다. 보험사는 하반기 신규채권 투자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로 운용자산이익률 하락세가 주춤했지만 고금리 확정형 상품 비중이 높아 금리차 역마진이 이어졌다.

한은은 "저금리 기조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린 일부 비은행금융기관도 시장금리 상승으로 관련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복원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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