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10월 소비자물가는 원화 강세에 따른 수입 물가 안정과 농수산물 가격,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1%대 초반의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인포맥스가 29일 국내 경제연구소와 금융기관 12곳을 대상으로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10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지난달보다 0.2% 각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관별로는 전년 같은 달 대비 기준으로 IBK투자증권이 1.3%로 가장 높은 상승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아이엠투자증권과 한국산업은행은 1.2%, 하나대투증권, 현대증권, KB투자증권은 1.1%로 전망했다.

또 동양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1%, 신한금융지주, KDB대우증권, SK증권은 0.9%를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0.8%로 전망했다. 전월대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0.1%에서 0.9% 사이에 분포했다.

전문가 대부분은 10월 들어 지속된 원화 강세 기조가 소비자물가 안정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일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원 환율의 하락세가 지속되며 수입 물가가 안정돼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대의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철희 동양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하락과 원화 강세로 수입물가가 안정된 가운데, 10월 풍작에 따른 농수산물의 공급 과잉으로 큰 폭의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며 "농수산물, 유가 하락의 영향이 커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은 정체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염상훈 SK증권 이코노미스트도 "국내 휘발유 판매 가격이 원화 강세에 힘입어 하락하는 중이며, 농산물 가격도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라며 "전체적인 물가 흐름을 봤을 때 10월 물가는 9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의 택시요금 인상과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요금 인상, 전세가격 등 여러 상승 요인에도 국내 물가의 절대적인 상승률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택시요금 인상과 전세가격 오름세 등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였지만, 출하량 증가에 따른 농수산물 가격 하락이 이를 상쇄했을 것"이라며 "10월 소비자 물가는 9월에 비해 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국내 물가의 절대적인 상승률은 여전히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농축산물 가격과 달러-원 환율 하락이 소비자 물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일부 서비스 가격 상승이 낙폭을 제한했을 가능성이 큰 편"이라며 "10월 소비자물가가 전망치보다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도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소비자 물가는 연간 1.3% 상승에 그칠 것이며, 2014년에는 부정적 기저효과로 소비자 물가가 상승하겠지만, 2% 중반에서의 안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공공요금 인상 요인을 제외하면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물가 상승세가 전개될 가능성은 당분간 희박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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