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포스코건설의 적자 행진이 약 1년 만에 밝혀지면서 회계 논란이 다시 확산되는 양상이다. 주요 재무지표가 함께 악화해 신용등급 강등 우려까지 불거졌다.

30일 연합인포맥스의 기업 재무제표(화면번호 8109)와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말 포스코건설(연결기준)의 유동자산은 5조6천515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동자산은 3년째 5조원대를 이어갔다.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되고 나서 가장 작은 수치다.





<재무제표 재작성에 따른 포스코건설의 2015년 변화>

원래 지난 2015년 포스코건설의 유동자산은 6조원을 넘겼다. 하지만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재작년 실적이 적자로 바뀌었고 재무상황도 변했다.

외부감사인인 안진회계법인은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에서 추정치보다 많은 원가가 들어갔다며 재무제표를 재작성했다(연합인포맥스가 30일 오전 11시12분에 송고한 '포스코건설 2년 연속 적자로 정정…브라질 원가 뒤늦은 반영' 기사 참고).

약 1년 만에 수정된 포스코건설의 실적 변화는 약 1천억원이다. 이전 4년간(2011~2014년) 얻은 당기순이익 연간 평균이 1천569억원이니 한해 실적에 준하는 수치다. 포스코건설이 상장사였다면 주가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주주들의 반발도 거셀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불거진 회계 논란이 포스코건설의 실적 정정으로 나타난 셈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작년 대우건설의 검토의견 거절 파동도 있었다. 모두 안진이 연관된 곳이다.

건설업 관계자는 "매출이 7조~8조원 되는 회사라도 건설업계의 낮은 영업이익률과 경기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1천억원의 실적 변화는 작은 것은 아니다"며 "원가율에 대한 부분은 현지 사정 때문에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의도성이 들어갔다고 해서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사항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적자 속에 포스코건설의 차입금은 1조7천억원 이상까지 늘었고 부채비율도 203.12%로 높아졌다. 작년에 자본은 7천582억원 줄어든 반면, 부채는 3천376억원이 확대했다. 순차입비율은 25.22%를 기록했다.

세전 이익이 떨어지면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현금흐름이 나빠진다.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면 신용등급에 즉각적인 타격을 받고 이익률을 지켜도 외형이 축소하면 역시 신용등급 불안 요인이다.

포스코건설의 현재 신용등급은 'A+'인데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 강등 가시권에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부채비율이나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하향 트리거에 저촉한 상황이다"며 "등급이 변하는 문제는 상반기에 나오는 실적까지 보고 가자는 인식이 커 올해 실적발표가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포스코건설은 해외 신용등급 평정도 철회 중이다. 작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철회를 요청했고 현재는 국제신용평가사에서 신용등급을 받는 곳이 없다. 일각에서는 손실에 대한 정보가 확대되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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