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에너지와 물, 바이오, 차세대 신소재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해 온 LG화학이 올해 사상 최대 수준의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대전 기술연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올해 R&D 분야에 1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매년 투자 규모를 10% 이상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D에 1조원을 투자하는 것은 국내 동종 업계 기업 중 LG화학이 유일하다.

아울러 LG화학은 강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는 2020년 R&D를 통한 신제품 매출을 16조3천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박 부회장은 "사업성과와 연결되는 연구개발은 물론 미래 준비를 위한 핵심·원천 기술 개발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오는 2025년 50조원 매출 규모의 글로벌 톱(Global Top) 5 화학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D 투자에 '올인'…매출액 대비 비중 4% 돌파

LG화학의 이번 R&D 투자 계획은 매출액 대비 4%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바스프와 다우케미칼, 미쓰이 등의 R&D 비중은 각각 3.8%, 3.3%, 2.3%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뛰어넘는 수준을 목표로 제시한 셈이다.

특히, 지난 1979년 LG화학 중앙연구소 설립 당시 투자 금액인 35억원과 비교하면 약 290배 증가했다. 지난해 투자 규모인 7천800억원과 비교해도 2천억원 이상 급증한 수치다.

LG화학은 미래 시장 선도를 위해 연간 R&D 투자 금액을 매년 10%이상 증액, 오는 2020년 1조 4천억원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LG화학은 강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는 2020년 R&D를 통한 신제품 매출을 16조3천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다 보니 R&D 인력도 현재 약 5천300명에서 2020년 약 6천300명으로 1,000여 명 늘어나게 된다.

LG화학은 이를 위해 지난해 대전 기술연구원을 기존 6개동에서 7개동으로 확장한 바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서울 마곡에 건립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R&D 단지 'LG사이언스파크'에 단계적으로 입주를 시작해 향후 2천500여명의 LG화학 R&D 인력이 근무하게 될 예정이다.

◇ R&D 기반 신제품 생산 강화…성과 창출 속도낸다

LG화학은 향후 R&D와 사업 전략의 연계를 통해 직접적인 성과 창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R&D 기반 신제품 매출을 올해 8조 5천억원에서 2020년 16조 3천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신제품은 R&D조직에서 개발해 사업화된 제품으로 시장 출시 후 사업 분야에 따라 3~5년의 기간 동안 신제품 매출로 인정된다.

박 부회장은 "고객을 향한 철학과 비전이 담긴 R&D로 시장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혁신기술을 끊임없이 발굴해 LG화학을 'R&D혁신의 메카'로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LG화학은 기초소재부문에서 고흡수성수지(SAP)와 합성고무, ABS 특화제품,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등의 기술 기반 제품을 확대하기로 했다. 전지부문은 차세대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와 고용량 소형전지, 고에너지·고출력 ESS전지 개발을 가속화한다.

정보전자소재부문은 편광판 및 수처리(RO)필터 신제품 및 점접착 신소재를 개발하고, 재료부문은 고성능·장수명 OLED용 소재 및 차세대 전기차용 양극재 개발에 속도를 높인다.

신규 편입된 생명과학부문은 합성신약, 백신, 바이오시밀러 등 캐쉬카우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자회사인 팜한농의 경우 글로벌 사업 전개를 위한 작물 보호제 및 기능성 종자 우수형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미래 준비와 사업경쟁력 강화, R&D생산성 제고를 위해 지난해 말 최고기술책임자(CTO) 조직을 신설, 기술연구원장인 유진녕 사장을 선임했다.

◇ 미래 준비 박차…에너지·물·바이오 집중 육성

LG화학은 중장기 관점에서 에너지, 물, 바이오를 비롯 차세대 신소재 분야 등에서 핵심·원천 기술을 집중 발굴할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단기간에 사업화될 제품을 위한 R&D뿐만 아니라 미래 준비를 위한 R&D에도 선도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기존 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혁신전지, 연료전지용 소재, 자동차 경량화 및 고기능화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선다.

또 물 분야에서는 세라믹 분리막 소재를 적용한 필터 및 차세대 수처리 기술 개발, 바이오 분야에서는 유전자기술 연구, 혁신신약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울러 LG화학은 추가적인 기술역량 확보를 위해 '외부 오픈 이노베이션'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대학, 연구기관, 기업 등 다양한 채널과의 네트워크를 더욱 활성화하고 기술협력 등을 적극 추진한다.

박 부회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잘 활용하면 사업성공 가능성과 R&D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며 "전사적으로 협업 문화가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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