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4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국내 경기 성장 흐름의 지속 여부를 지켜보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13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지난 2월과 같은 연 1.25%로 유지했다. 이로써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5월 25일까지 10개월 연속 동결 기조가 이어지게 됐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6%로 지난 1월 전망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물가상승률 역시 당초 전망(1.8%)보다 0.1%포인트 높은 1.9%로 제시했다.

경제 성장세가 확대됐지만 한중 교역관계 등 주요국 교역여건,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여건을 면밀하게 점검하기로 했다.

◇ 경제 펀더멘털 개선 가시적으로 확인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올해 경제성장률을 소폭 상향 조정하고 성장세 회복 흐름의 지속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는 다소 확대됐다. 소비는 여전히 저조했지만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은 완화된 것으로 평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연초 낮은 소비심리는 대선 일정이 확정된 후 개선됐다"며 "단기적으로 경기 전망은 밝지만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도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치를 상회했지만 이주열 총재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세계적으로 리플레이션 현상이 확산되고 있고 선진국, 신흥국 모두 예상보다 상황이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선진국에서도 아직 경기 확장세가 수요측면에서의 물가 상승압력을 유발할 정도로 크지 않고, 과거와 같은 인플레이션은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

금통위의 금리 결정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추이,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고려됐다.

이 총재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과 자산 축소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과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서는 '현실화된 리스크가 아니다'라고 언급하면서 향후 전개에 따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이 총재는 평가했다. 그는 "이달 보고서에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앞으로 미국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를 유념해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 성장률·물가 상향…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일축

한은이 올해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면서 금리인하 필요성은 매우 낮아졌다. 이 총재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상향 조정되었고 IT 업종이 호조를 보이면서 수출, 설비투자 중심으로 개선됐다"며 "소비심리가 불확실성 완화로 개선되면서 금리인하 필요성이 이전보다 줄어든 건 사실이다"고 언급했다.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은 일축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크지 않고 GDP 갭이 여전히 마이너스라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이 총재는 "국내 경기상황을 보고 금리정책을 결정하는데, 물가면에서의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현재로써는 크지 않으며 성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 GDP 갭은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금리전망은 우리가 본 전망경로대로 경제의 흐름이 이어지는지 여부,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변화 등을 고려해서 적절한 판단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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