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효율화ㆍ디지털 기반 혁신 시스템 만들 것"

"운용자산 200조 범 농협 시너지로 경쟁력 높이겠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해 앞으로 1년 간 '농협금융호(號)'를 더 이끈다.

농협금융 설립 이래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경우는 김 회장이 처음이다.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으로 발생한 부실을 '빅 배스(Big-bath)'를 통해 일거에 털어내면서 조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농협금융의 경영위기를 정면돌파한 게주효했다.

연임에 성공한 김 회장의 일성은 한발짝 더 전진하기 위한 개혁이었다.

전업 인터넷은행의 등장 등 금융시장 환경 변화로은행권 경쟁 구도가 한층 가열되는 상황에서 농협금융의 새로운 변신을 위한 혁신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김용환 회장은 21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범 농협의 핵심 수익센터인 농협은행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주어진 임기 내 최대 과제는 은행의 혁신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 회장은 "STX조선해양 등 조선사에 대한 과도한 여신 등 과거의 잘못된 선택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오히려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이제는 시중은행과 경쟁해 이익을 낼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비용의 효율화와 핀테크에 기반한 스마트 뱅킹 등에서의 혁신을 통해 변화를 선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회장은 "기존 점포나 ATM을 줄이고, 일하는 형태도 바꿔 비용을 완전히 최소화하려 한다"며 "지주 차원에서 은행을 중심으로 디지털과 IT, 핀테크 전략을 가져가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간 지속해 집중해 온 글로벌 역량 강화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1차 타깃은 동남아시아와 중국이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중국 공소그룹 계열 공소융자리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인터넷 소액대출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다. 미얀마에선 소액대출금융회사(마이크로파이낸스) 설립도 진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과 캄보디아 현지 소액대출 전문 은행을 인수하기 위한 검토 작업도 진행 중이다.

그는 "매물을 살펴보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에선 연내 성과가 가시화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시장이 이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수익원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금융이 조합에 기반한 곳이라는 점에서 상호금융을 포함해 운용자산만 200조 원에 이른다는 점을 근거로 은행계열의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해 그룹 계열사 내 협업모델인 CIB사업을 강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협중앙회나 경제지주, 축산 등 범 농협 계열사가 예금 등을 통해 농협금융과 거래하는 단순 규모도 20조 원에 달한다.

김 회장은 범 농협 계열의 시너지 강화야말로 다른 금융지주가 넘볼 수 없는 농협금융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CIB를 통해 200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가진 상호금융 등 범 농협 계열의 자금을 충분히 활용하는 게 우리의 경쟁력"이라며 "인프라 투자와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 여기에 PE(사모투자) 역량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농협금융 설립 이래 연임에 성공한 첫 회장이라는 타이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앞서 내부 출신인 신충식 초대 회장은 3개월, 과거 재무부 출신인 신동규 회장은 1년 만에 여러 사정으로 회장직을 내려놨다. 임종룡 전 회장은 임기 만료 4개월여를 앞두고 금융위원장에 내정된 바 있다.

그는 "과거에는 조직의 특성이 반영되며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지금도 임기에는 연연하지 않는다"며 "책임감을 느끼고 조금 더 주어진 시간 안에 지난 2년간 마무리 짓지 못한 일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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