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이 오는 23일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로 향하고 있다.

예측불가의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프랑스 대선 결과에 따라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의 현실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경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버금가는 금융시장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데다, 그에 따른 달러 포지션의 급격한 변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21일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은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를 앞두고 일단 관망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소폭의 등락만을 지속하고 있다. 포지션 플레이도 크게 둔화한 상태다.

여론조사 결과 중도주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선두를 차지하면서 프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 인터랙티브에 따르면 시장이 선호하는 중도주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지지율은 25%였다. 프렉시트를 공약한 극우정당 후보 마린 르펜은 22%였고,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은 19%였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프랑스 1차 대선이 유럽 정치권에서 극우정당의 입지와 프렉시트 가능성을 가늠할 중요한 이벤트로 보고 있다.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현재 중도파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르펜과 장 뤼크 멜랑숑 후보 모두 프렉시트 쪽으로 공약을 내걸고 있어 혹시라도 이 두 후보가 결선에 나갈 경우 리스크오프"라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달러화가 최근 단기 저항선인 1,150원을 뚫고 올라갈 경우 120일 이동평균선인 1,157원 선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가 불확실성 요인이라 조심스럽게 포지션을 갖고 가려 있다"며 "이번 결과가 외환시장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이번에 대통령 후보로 결정되는 인물에 따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프랑스 대선과 관련한 리스크오프(위험자산 회피)가 단순히 달러 강세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1차 투표에서 르펜과 멜랑숑 후보가 우세한 경우 달러화가 위험자산 회피에 따라 급등할 수 있으나 다른 자산 시장과의 연관성도 무시할 수 없어서다.

특히 채권 시장이 이 두 후보가 결선 투표에 진출할 경우의 수를 주요 리스크오프 재료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일에도 뉴욕 금융시장에서 2.2% 선을 회복했던 10년물 금리는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다시 2.1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라 미국 국채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달러가 동반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B은행 딜러는 이어 "최근 달러-엔 등 주요 통화들은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을 따라 움직인다"며 "프랑스 대선뿐 아니라 미국 지표 부진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 약화 등 불안 재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하락해 달러가 약세로 반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대선 재료가 달러화에 양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현재 여론조사 결과와 선거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경우 영향은 제한될 수 있다.

정성윤 현대선물 FX 연구원은 "현재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있으나 오는 5월 결선까지 시차가 있는 상황"이라며 "여론조사 결과 각 후보들이 일일 각축전 펼치고 있지만 결정타가 되기엔 이르고 1차 투표 후 시장이 오히려 단기 불확실성 해소로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달러화가 리스크오프로 1,150원 선을 뚫고 올라갈 경우 급등할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 시세 자체는 무거워 지고 있다"며 "1,150원 이하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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