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메이커 은행, 10여 개 내외로 11월 초 결정

중국 은행 간 채권시장 진입도 협의



(세종=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정부의 위안화 거래 활성화 밑그림이 나왔다. 위안-원 직거래시장의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는 한시적으로 외환건전성 부담금이 감면되고 , 우리나라 은행들이 중국의 은행간 채권시장(CIBM)에 진입할 수 있도록 중국 당국에 요청할 계획이다.

정부는 31일 위안-원 직거래 시장 개설 등의 내용이 담긴 '위안화 거래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위안-원 직거래시장 개설…마켓메이커 인센티브 부여

우선 정부는 원-위안 은행간 직거래 시장을 12월 중 개설하기로 했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가 전자중개시스템 개발을 완료하는 11월 중순부터 시범 거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원-위안 스팟 거래 활성화를 위해 10여 개 은행을 마켓메이커로 선정할 방침이다. 마켓메이커는 위안-원 직거래 시장에서 매수와 매도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기재부는 일정기간 의무를 이행한 마켓메이커에게 한시적으로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감면하기로 했다. 마켓메이커에 대한 인센티브 로 위안-원 스팟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복안이다.

또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스팟 거래에 참여하는 기관은 위안-원 인터뱅크 스팟시장에서도 거래할 수 있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다만, 기재부는 위안-원 스팟 거래의 최소 거래 단위와 호가 단위 등은 한국은행, 외환시장협의회 등 서울환시 참가 주체들과의 논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마켓메이커 선정도 11월 초에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최소 거래 단위와 호가 단위는 한은, 외시협과 협의하는 중"이라며 "달러-원 환율보다 호가 단위는 다소 낮을 가능성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마켓메이커의 수 등 구체적인 선정 내용은 다음 주 중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은행 간 채권시장(CIBM) 진입 추진…위안화 투자기회 확대

정부는 우리나라의 은행들이 CIBM에 진입하는 방안도 중국 정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CIBM은 국공채와 회사채 등 채권이 거래되는 중국 내 은행 간 장외시장으로 중국 전체 채권 거래액의 88%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CIBM에 진입하려면 중국 인민은행(PBOC)이 일반 은행을 대상으로 참가 자격을 부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각국 중앙은행, 홍콩·마카오 소재 청산은행, 위안화 무역결제 참가 외국은행 등이 참가 대상이며, CIBM의 투자한도 배분 기준은 은행들의 위안화 무역결제 실적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 9월 한·중 국장급 실무협의에서 한국계 은행에 대해 적극적으로 투자 한도를 배정해 줄 것을 중국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투자처 제공 방안도 이번 위안화 거래 활성화 방안에 포함됐다.

우선 정부는 우리 금융기관의 위안화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 자격 취득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금융기관의 자산운용능력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정부 확인서 발급 요청이 있을 시 즉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RQFII 투자 대상인 위안화 채권과 관련된 투자제한과 활용제약도 완화된다. 우선 공모펀드의 중국 국채 편입 한도를 현행 10%에서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종합금융투자사의 외화대출과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를 허용하고, 증권사 등의 외국환 업무범위 확대도 추진한다. 특히 한국투자공사(KIC) 등 공적 연기금을 중심으로 자체 투자계획에 따라서 적격해외기관투자자(QFII) 한도 추가 신청을 할 계획이다.

또 위안화 채권 발행·인수관련 불확실 요인을 없애고, 공시 의무가 면제된 전문 투자자 시장을 개설해 외국기업의 발행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청산결제체제 구축…무역거래 활성화에도 나선다

정부는 위안화 청산결제체제 구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미 지난 30일 중국 교통은행 서울지점이 청산업무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정부는 위안화 청산은행의 안정적인 업무 지원을 위해 청산업무 관련 위안화 부채에 대한 외환건전성 부담금 면제를 검토 중이다. 또 본점에 대한 청산은행의 위안화 여유자금 대여에 대한 을기금(Capital B) 차감 배제도 계획 중이다.

을기금은 외은지점의 지급보증 한도와 동일인 여신한도 등 은행법상 영업규제에 대해 자기 자본을 확대해 줌으로써 여신 기능이 활발히 수행될 수 있도록 한 명목상의 자본금이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위안화와 원화, 금융자산간 동시결제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이종통화 증권 동시결제 시스템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잠재 위안화 수요를 끌어내기 위한 방안도 발표됐다. 우선 위안화 결제 시 무역보험공사의 단기수출보험 한도도 5~20% 사이로 우대되며, 연내 위안화 자금 대출 상품도 출시할 방침이다.

또 위안화 거래 안내책자를 만들어 무역업체에 배포하며, 대한상공회의소와 대기업 임원 등과의 간담회, 은행 대상 세미나 등을 통해 위안화 수요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국내 위안화 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거시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기업은 환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고, 금융기관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재부는 "결제통화의 다변화로 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체질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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