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바이백) 감소세가 불길한 징조라는 진단이 나왔다.

25일(미국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질 케리 힐 전략가는 2015년에 70%의 기업이 자사주를 사들였다며 역사적으로 시장이 고점에 다다르기 전에 나타나는 전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년여 동안 바이백으로 유통 주식이 줄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편입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이 1~2% 올랐다며 기업 실적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땐 의미가 없는 수치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힐 전략가는 2014~2015년에 에너지 업계의 침체로 기업 실적이 부진했을 땐 도움이 됐다고 본다며 자사주 매입의 영향을 제외하면 EPS가 감소했을 것으로 평가했다.

따라서 S&P 지수에 속한 기업이 분기마다 1천억 달러 이상의 지출을 하고 있는데도 바이백 규모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는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것이란 게 그의 주장이다.

다만 힐 전략가는 내년에 기업 수익이 9%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바이백의 효과는 1%에 그칠 것이라며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기업들이 월가의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 바이백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그는 세율 인하로 해외 법인의 현금이 대거 송환되지 않는 한 자사주 매입이 급증할 유인이 없다며 2004년에 송환된 현금의 80%가 바이백에 사용됐지만 이런 현상이 반복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환된 자금의 절반 정도만 자사주 매입에 쓰이고 나머지는 부채를 줄이는 데 활용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바이백에 따른 주가 상승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라고 힐 전략가는 설명했다.

그는 증시가 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을 이미 가격에 반영했다며 지난해 대선 이후 증시 밸류에이션이 기업 실적 성장세를 앞질렀다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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