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100원선에 들어서면서 기조적인 하락세를 이어갈 지 주목된다.

미국에 이어 유럽, 영국,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들이 잇따라 통화 긴축 움직임을 보이면서 글로벌 달러의 약세 기조는 추세화하고 있다.









24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인덱스(화면번호 6400)에 따르면 주요 10개국 대비 달러화 가치는 지난 1월 103대 후반에서 최근 93대로 떨어졌다.

◇긴축 차별화에 선진국 통화 강세, 美달러 상대적 약세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보유 자산에 대한 축소를 본격화할 신호를 보내고 있음에도 글로벌 달러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과 별개로 주요 선진국들이 잇따라 통화 완화를 축소하는 테이퍼링 시그널을 주고 있는 영향이 크다.

유로화와 캐나다달러화 등 긴축 가능성을 시사한 주요국의 통화가 차례로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약세를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가을부터 긴축에 들어갈 것이란 신호를 보내면서 유로-달러 환율은 1.16달러대로 떨어졌다.

이는 달러화를 더욱 약세로 몰았다. 서울환시에서도 달러-원 환율은 1,110원대로 급락했다.

캐나다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여파가 심상치 않다.

주말동안 캐나다 소비자물가와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가 기준금리 인상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캐나다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시장은 주목하고 싶은 부분만 보게 될 것"이라며 "추세적으로 달러화가 하락한다고 판단하기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북한 리스크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권의 달러 매도 포지션이 두텁게 쌓이지는 않고 있어 달러화 하락폭이 그리 클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美FOMC 물가수준 판단 중요…정치적 불확실성도 관건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이번주 25~26일(미국 시간)에 예정돼 있는 미국 FOMC 정례회의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FOMC에서 금리 인상과 보유 자산 축소에 대한 매파적 스탠스가 구체적인지 않다면 달러화는 더욱 약세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이 판단의 변화 여부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면 미국의 긴축 기조가 후퇴할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일 여지가 크다. 이는 주요 선진국의 긴축 기조와 어긋나는 부분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내통 의혹'에 대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산할 경우 달러-원 환율은 더욱 아랫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보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 1,120원선이 시장의 기대와 달리 무너지면서 롱스톱이 이어졌다"며 "미국의 긴축 기조가 약해지고, 정치적 불확실성마저 겹친다면 달러화가 1,100원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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