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연기금 '스타' 운용역 출신들이 자산운용사의 대표나 최고투자책임자(CIO), 임원 자리를 꿰차면서 업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수조 원의 연기금 자금을 운용한 경험이 있고 해외 투자에 능한 '베테랑' 운용역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레이트자산운용은 최근 김상우 전 군인공제회 주식운용팀장을 유가증권운용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코레이트운용은 1조 원가량의 군인공제회 주식 포트폴리오 운용을 했고 지난해 국내 주식 직접운용에서 10% 이상의 수익률을 낸 김 전 팀장을 눈여겨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이트운용은 김 전 팀장을 중심으로 주식운용팀과 멀티운용팀을 신설해 본격적인 조직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윤표 전 국민연금 운용전략실장을 대표이사 부사장, 옥창석 전 국민연금 해외인프라팀장을 대체투자(AI) 본부장으로 영입하면서 대체투자 분야에 처음 진출했다.

하이자산운용은 새 대표이사에 최영권 전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을 임명했으며, 민정기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패시브팀장을 헤지펀드운용실장으로 영입해 헤지펀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KB자산운용은 김영성 전 공무원연금 해외투자팀장을 데려와 해외 펀드 투자 부문 강화에 나섰으며, DS자산운용도 현상균 전 공무원연금 주식운용팀장을 상무로 영입해 기관 자금 운용에 나선다.

한화자산운용은 배용석 전 국민연금 해외사모팀장과 장지영 전 국민연금 해외채권팀장을 각각 한화자산운용 대체투자(AI)본부장과 부채연계투자(LDI) 본부 상무보로 임명했다.

강영구 이지스자산운용 대표와 도병원 흥국자산운용 CIO도 각각 국민연금 해외부동산팀장과 사학연금 주식운용팀장을 맡은 바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연기금 출신 운용역을 계속 영입하면서 조직의 역량 제고와 신사업 진출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해외 투자의 경우 운용역을 시장에서 찾지 못해 첫발을 떼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연기금들은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어서 연기금이 해외 투자 '인재창고' 역할을 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2021년 말 해외 투자 비중을 35%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도 지속해서 인프라 등 해외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에서 잔뼈가 굵은 운용역을 자산운용사에서 적극적으로 영입하려는 분위기다"며 "역으로 자산운용사에서 연기금으로도 인력이 이동하는 등 상호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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