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연저점 경신 여부가 주목된다.

미국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성명서 내용이 예상보다 완화적으로 해석돼 롱포지션이 대거 정리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1,110원대를 하향 돌파할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2.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1.80원) 대비 9.00원 내린 셈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FOMC 성명에서 정책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하고 물가와 자산축소에 관한 스탠스를 소폭 완화시켰다.

연준은 지난달 성명에서 자산축소 시점을 '올해'라고 표현한 것을 이 달 성명에선 '비교적 곧'으로 바꿨다.

또 지난달 성명에서 '물가가 최근 하락했지만, 목표치인 2%의 약간 아래 있다'고 표현했던 것을 이 달 성명에서는 '물가가 하락했으며 목표치 아래에 있다'면서 '약간'이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연준이 긴축을 서두르려 하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달러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NDF에서 이미 FOMC 전에 쌓였던 롱포지션에 대한 손절이 발생한 가운데 개장 후에도 1,110원선 아래로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그간 하단 지지선이던 1,110원 선이 깨질 경우 지난 3월 28일 장중 저점 1,110.50원 이후 4개월 만에 연저점을 경신하는 셈이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이날 역내외 롱스탑이 더 나올 것"이라며 "1,100원까지 하향 시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고 1,110원이 깨지면 빅피겨인 1,100원이 있고 그 아래에 작년 저점 1,090원이 있어 더 아래로 내려서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도 "1,100원에서 레벨 부담이 있어 보여 이 선까지 내려가더라도 하단에선 결제 물량이 나올 수 있다"며 "NDF에서 이미 많이 하락해 개장가가 갭다운 출발할 것으로 보여 향후 꾸준히 달러 약세로 가더라도 이날은 당국 경계로 하단 지지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이 달러-원 환율의 단기 저점에 대한 전망을 1,100원까지 낮췄으나 전일 종가 대비 하락 폭이 큰 만큼 하단 지지력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짚기도 했다.

특히 외환 당국의 매수 개입 경계 심리가 주목된다.

C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이날 달러화의 저점은 개입 여부에 달려있을 것"이라며 "개장 후 당국 경계가 크지 않으면 연저점까지 하향 시도하겠으나 전일 대비해서 NDF에서 이미 9원 넘게 움직인 상태라 개입이 안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화가 1,110원 선을 터치하고 뚫리면 1,109원 선에선 속도 조절성 매수 개입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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