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개선 흐름이 약화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지난달 경기개선 추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속도가 다소 완만해지고 있다고 평가한 것에서 부정적인 입장으로 한 발짝 더 들어갔다.

KDI는 6일 '경제동향 8월호'에서 "작년 4분기 이후의 경기개선 추세가 다소 약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광공업생산이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산업생산의 개선 추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봤다.

또 반도체산업 중심의 설비투자 개선 추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여타 부문의 경우 수요 증가세 조정이 가시화하고 있다 판단했다.

실제 6월 중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생산이 감소로 돌아서며 증가율이 전월의 2.6%에서 1.5%로 크게 떨어졌다.

특히 광공업생산은 자동차와 기타운송장비가 부진을 지속한 가운데 반도체 생산이 큰 폭으로 축소돼 전월의 0.2% 증가에서 0.3% 감소로 꺾였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월의 71.6%에서 71.3%로 낮아지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건설투자는 건설 기성 증가율이 둔화하고 주택 관련 선행지표가 하락하는 등 그간의 양호한 흐름이 조정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6월 중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 투자 증가로 전월의 19.5%와 유사한 18.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7월 중 반도체제조용 장비 수입액 증가율은 147.5%에 달했다.

하지만 6월 중 건설 기성은 건축부문의 증가세가 둔화하고 토목 부문의 부진이 심화하면서 증가율이 전월의 15.1%에서 6.5%로 크게 낮아졌다.

건설수주는 토목이 39.8% 급증했지만, 건축부문이 9.6% 하락해 전체적으로 0.4% 감소했고, 주택 인허가는 경기도를 중심으로 25.4% 감소했다. 착공 역시 상반기의 하락세가 지속해 17.8% 줄었다.

해외소비를 포함한 민간소비는 비교적 안정된 증가세를 보였으나, 국내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KDI는 평가했다.

6월 중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1.0% 상승하면서 전월의 1.5%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도ㆍ소매업과 음식ㆍ숙박업 등 서비스생산이 부진한 가운데 그동안 양호한 모습을 보여 온 예술ㆍ스포츠ㆍ여가도 감소했다.

KDI는 수출의 경우 전반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반도체와 선박을 제외하면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도체 수출이 수요와 단가 증가로 7월에 57.8% 급증하고, 선박 수출도 208.2% 늘어나는 등 일시적인 급증세를 보였다.

다만 반도체와 선박을 제외한 수출 금액은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7월 수출액 증가율이 전월의 13.6%보다 확대된 19.5%였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반도체와 선박이 수출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한 셈이다.

KDI는 또 2분기 중 수출물량지수가 반도체의 양호한 흐름에도 2.8% 증가에 그친 것을 보면 물량 기준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제조업에서의 고용 부진이 완화하고 있음에도 서비스업에서 취업자 증가 폭이 많이 축소돼 전반적으로 고용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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