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2021년까지 14조 원가량의 공적 연기금투자풀을 운용할 주간운용사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

KB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이 불참을 결정한 가운데, 기존 강자인 삼성자산운용과 후발 주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치열한 3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선정을 위한 입찰이 이날부터 25일까지 진행된다.

연기금투자풀이 만들어지면서부터 주간운용사 지위를 유지했던 삼성자산운용의 지위 만료에 따른 것이다.

기재부 2차관을 위원장으로, 교수진으로 구성된 투자풀 운용위원회에서 1차 정량평가를 하고, 이를 통과하면 2차 프레젠테이션 경쟁에 들어간다.

통상 최종 발표까지 1개월이 걸리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내달 주간운용사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에 선정된 주간운용사는 2021년 12월 말까지, 4년간 자금운용을 담당한다.

연기금투자풀은 4대 연기금 외에 개별 연기금들의 운용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2001년 12월 도입된 제도로, 55개 기금 자금 중 20조 원을 민간운용사에 위탁하고 있다.

주간운용사가 예치자금을 통합 관리하고 개별운용사에 배정해 주면 개별운용사가 각 자금을 운용한다.

도입 당시 삼성자산운용이 단독으로 주간사를 맡아오다 2013년부터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복수 운용체제로 바뀌었다.

7월 말 현재 연기금투자풀은 18조 원가량의 규모를 기록 중인데, 삼성자산운용이 관리하는 자금은 약 14조 원이다.

지난해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에 도전했던 KB자산운용은 이번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년에 있을 단독 기금 유치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잠재 후보자로 거론됐던 한화자산운용도 좀 더 준비한 뒤 도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삼성자산운용의 지위 수성과 이를 노리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대결로 압축되게 됐다. 규모에서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익률에서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앞선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주간운용사 선정에서 쟁점이던 자회사 실적 포함 여부가 연결 이후 지분율을 반영한 합산 평가로 결정되면서 상대적으로 자회사 비중이 큰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자회사 합산과는 별개로 이번에도 운용보수율이 주간사 선정에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주간운용사로 재선정될 때 낮게 제시한 운용보수율이 주효했다. 조금이라도 더 낮게 써내는 쪽이 유리할 수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15년 넘게 연기금투자풀을 운용한 삼성자산운용이 이번에도 재선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예상"이라며 "다만 이제는 바꿀 때가 됐다며 오랜 기간 연기금투자풀에 공을 들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운용보수율 전략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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