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조건>의 내용을 바탕으로 <보기>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보기>
㉮는 2022년 12월 31일에 이자와 원금의 지급이 완료되는 채권 X를 2019년 1월
1일에 발행했다. 발행 즉시 ㉯와 ㉰가 X를 매입하였고, ㉯는 X를 기초 자산으
로 하는 CDS 계약을 ㉱와 체결하고 보장 매입자가 되었다. 계약 체결 다시 X의
신용 등급은 AA+, ㉱가 발행한 채권의 신용 등급은 AAA-였고 이를 토대로 CDS
프리미엄은 100bp(1bp는 0.01%와 같음)로 결정되었다. 반면 ㉰는 X보다 신용 위
험이 낮다고 판단하여 CDS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2019년 3월 31일, ㉱의 재무 상황 악화로 ㉱가 발행한 채권의 신용등급이 AA로
변경되었다. 2020년 8월 31일, X의 신용 등급이 AA-로 변경되었고, ㉰는 이에
X의 신용 위험이 높아졌다고 판단하여 2020년 9월 4일, 다른 보장 매도자인 ㉲
와 CDS 프리미엄 101bp에 CDS 계약을 체결하고 보장 매입자가 되었다. 2021년 1
2월 11일, ㉮의 지급 능력이 2020년 6월 시점보다 개선되었다.

<조건>
※주어진 상황은 가상의 경제 상황으로 신용 등급은 편의를 위해 AAA+에서 D-까
지 빠짐없이 구성된다.
※㉮, ㉯, ㉰, ㉱, ㉲는 모두 한 국가의 기업이며 신용 등급은 매월 말일에 변
경된다.
※CDS 계약은 계약 기간 중 매월 1일에 갱신되며 CDS 프리미엄은 갱신 시 채권
의 신용 등급에 연동하며 변경된다.
※신용 등급의 한 등급 변화는 CDS 프리미엄의 1bp와 연동된다.
※㉱와 ㉲는 지급 능력 외에는 모두 같으며, 같은 기준으로 CDS 프리미엄을 결
정한다.
※제시된 것 외에 다른 요인에는 변화가 없다.

① ㉲가 발행한 채권의 신용 등급은 AAA일 것이다.

② 2021년 12월 25일에 X의 신용 등급은 AA+보다 낮다.

③ 2019년 7월에 ㉯가 내고 있는 CDS 프리미엄은 97bp이다.

④ 2020년 2월에 ㉯와 ㉰ 모두 X에 대한 신용 위험을 가지고 있다.

⑤ 2023년 1월에 ㉱가 ㉯로부터 받을 수 있는 X에 대한 CDS 프리미엄의 최댓값은 97bp이다.


아직도 회자하는 2021학년도 모 고등학교 2학년 2학기 시험 문제다.

당시 수험생들은 '이제 스카이(SKY)를 가려면 채권도 봐야 하는구나' 했고, 그들의 부모는 '비문학을 풀어주는 국어 학원도 보내야겠다' 했다. 극강의 킬러 문제로 꼽혔던 이 문제는 경제 문제도 아닌 독서 내신 문제였다.

요즘 소위 '킬러문항'을 두고 세상이 시끄럽다. 수능과 내신에도 녹아든 금융과 경제 문제는 오래전에도 있었다. 법학, 의학, 과학 등과 함께 금융과 경제 등 이런 킬러문항은 도대체 어디까지 알아야 하는지 많은 의문을 낳게 했다.

교육부가 최근 공개한 최근 3년간 수능 및 2024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소위 킬러문항 사례에도 금융·경제 문항이 등장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영역의 공통 13번. 기축 통화, 브레턴우즈 체제, 경상 수지, 트리핀 딜레마, 금 본위 체제, 금 환 본위제, 금 태환 조항, 닉슨 쇼크와 관련된 지문이 나온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교과 수업에서 일반적으로 다루고 있는 수준보다 높은 경제 영역의 배경지식이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위에 나열한 대로 전문용어가 빈번히 사용되고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문에서 제공한 충분하지 않은 정보를 넘어서 고난도의 추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택지가 복잡하게 구성돼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힌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교육부가 최근 공개한 소위 킬러문항 사례


언젠가부터 금융, 경제 관련 문제는 수능에서 빠지지 않는 문제였다.

2018년도 수능에는 국어 영역에 돈 부쉬의 오버슈팅이론이 등장했다. 환율의 변동성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된 이론 중 가장 대표적인 이론이지만, 이 이론은 대학교 2학년 이후 전공과목에서나 다룰 법한 내용이다.

2023년도 수능 사회탐구 영역 경제 과목에서는 달러화 매입, 달러화로 환전해 미국 주식 매입, 달러-원 환율에 따라 손익이 변화하는 원화 펀드 매입 등 3가지 옵션에 따른 수익을 판단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직업탐구 영역 상업경제 과목에서는 금융시장과 자금 흐름을, 경제 과목에서는 원화를 사용하는 각국 외환시장의 수요와 공급 변동 요인에 대해 고민하도록 했다. 그밖에 요구불예금, 주식, 채권, 펀드 등 금융상품에 대한 일반적인 특징을 묻기도 했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자.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을까.
1번을 고른 선수들이 많았다. 1번이 답이 되려면 문제의 조건에 따라 AAA는 플러스, 마이너스가 없다는 가정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개선 상황을 고려하면 5번도 답이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채권쟁이들조차 정답이 엇갈렸다는 얘기다.

많은 이들에게서 정말 고등학교 2년생이 풀어야 하는 문제가 맞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금융연수원 등 채권 공부를 해온 과정에서 이런 식의 문제 풀이는 해본 적 없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야말로 현실과는 동떨어진, 문제를 위한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30분을 헤매 답을 내놨던 한 채권시장 선수가 말했다. 집으로 돌아가 학원에서 돌아오는 고등학생 자녀들에게 잘해줘야겠다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킬러문항을 종합격투기에 비유했다. 독해조차 되지 않는 문제의 난도를 보고 수험생을 극한 직업이라 칭했다. 금융회사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에게도 킬러문항은 어려운 문제였나보다.

수험생, 수험생의 학부모, 학교 선생님, 그리고 방대한 사교육 시장까지 입시는 모두가 풀지 못한 문제다. 문제가 문제다. (투자금융부장)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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