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그가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주가도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당장 투자심리가 약해졌다는 평가 속에 외국인의 매도세가 관건으로 지목됐다.

28일 연합인포맥스의 주식 종목시세 일별 추이(화면번호 3121)를 보면 삼성물산 주식은 전거래일에 총 1천459억원 거래됐다. 지난 6월 29일 이후 가장 많은 투자자가 몰렸다. 이전까지 8월 하루 평균 거래금액보다 약 4배 많은 수치다.

다수의 거래가 공방을 벌였지만, 전반적인 투자심리는 매도에 쏠렸다. 삼성물산 주가는 하루 만에 1.48%가 떨어지며 약 3주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날도 오전 10시 현재 1.5%가량 하락해 13만원선을 위협받고 있다.

지난달 하순에 14만원을 넘기며 상승세를 나타내던 삼성물산의 주가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의 8·2 대책에 따른 건설업 우려로 투자자가 빠져나가더니 최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차 공판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공판 날 외국인은 215억원어치의 삼성물산 주식을 매도했다. 순매도는 23억원으로 보유율이 전일보다 0.01%포인트 깎였다. 외국인의 보유율은 9.89%인 상태다.







작년 11월 하순에 외국인은 삼성물산 주식을 9% 이상으로 늘렸다. 이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지연되고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청문회에 불려 나가자 매도세를 강화했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 이후 실적 개선 기대감 등으로 보유율이 올랐지만, 유죄 선고로 다시 변수가 생겼다.

시장참가자들은 외국인이 잠시나마 삼성물산에 대한 포지션을 줄이는 상황을 우려한다. 이와 함께 그룹의 투자의사 결정이 지연되면서 삼성물산의 그룹 관련 수주 우려도 제기됐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신규 수주 부진은 여전히 과제다"며 "하반기 그룹 중심의 대규모 투자를 고려해도 수주 잔고 하락세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주 부진이 장기화하면 본업의 이익 체력이 약화할 전망이다"며 "그룹 총수와 재판 노이즈로 투자센티멘트(심리)가 약화해 뉴스에 따른 주가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의 직접 경영진이 아닌 만큼 크게 흔들릴 이유가 없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삼성물산의 수익률이 올라온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상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건설 부문은 매출이 다소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늘었다"며 "빌딩과 토목, 주택 등 고수익 위주의 매출이 인식된 만큼 앞으로도 부실 프로젝트 종결, 국내외 프로젝트의 순조로운 진행, 경영체질 개선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록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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