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건전선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하락과 수익성 악화에 내몰린 중소형 보험사들이 조직 슬림화에 나서면서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생명은 총 75개 점포를 절반 수준으로 통폐합하고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라이프 노사는 세부적인 희망퇴직 조건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비와 수수료 부담이 커진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한 신규판매도 중단했다.

현대차그룹은 2012년 녹십자생명을 인수한 후 사명을 현대라이프로 바꿨지만,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198억 원의 당기순손실에 이어 올해 5월까지도 55억 원의 손실을 봤다.

현대라이프는 수익성 악화를 지속하자 그간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등의 자본확충을 통해 RBC비율을 관리해 왔다. 지난해 600억 원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170억 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그러나 2015년 262%에 달했던 RBC비율은 올해 1분기 말 150%로 떨어졌다.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사업비가 많이 들어가는 채널을 정리하고 텔레마케팅 등 강점을 가진 채널에 집중하기 위해 판매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며 "희망퇴직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RBC비율이 150% 아래로 떨어진 KDB생명은 정리해고 카드를 꺼냈다. 비용 효율을 위한 점포 통폐합과 함께 200명 넘게 희망퇴직을 시행한 데 이어 30여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RBC비율 개선 등에 대응하기 위해 KDB생명은 신계약비 600억 원, 유지비 600억 원 등 총 1천200억 원 규모의 비용절감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지비 600억 원 가운데 인건비 300억 원이 포함됐는데 희망퇴직 등으로 절감된 비용이 약 200억 원에 불과해 정리해고까지 진행한 것이다.

KDB생명은 구조조정 작업을 마치면 대주주인 산업은행을 통해 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등을 통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수준에 그치자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며 "조직 효율화 이후 대주주로부터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을 수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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