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시중 금리의 점진적 상승은 보험업황에 상반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진단이 금융당국에서 나오고 있다.

29일 연합인포맥스 '채권금리 최종호가 수익률 추이 화면(4512)'에 따르면 작년 7월 말 1.217%까지 하락했던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최근 2.000% 안팎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해당 기간 10년물 금리는 1.357%에서 2.3000% 부근으로 올라섰다.

국내외 경제여건과 통화정책환경이 시중 금리에 '점진적인 위쪽 방향성'을 부여한 결과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보험담당 고위 관계자는 "(중장기 관점에서) 시중 금리가 올라가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보험사들은 보유 채권에서 평가손이 발생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채권 계정을 만기보유증권에서 매도가능증권으로 전환해 위험기준자기자본(RBC)비율을 끌어올린 회사들의 경우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보험사는 금리 하락 국면에서 보유 채권 계정을 매도 가능으로 바꿨고 이를 통해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이 반짝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그러나 금리가 상승하면 계정 재분류로 인해 평가손실이 나게 되고 RBC비율은 하락하게 된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그러나 최근의 시중 금리 상승은 그 속도가 빠르지 않아 부정적 영향이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욱이 금리 상승은 중장기적으로 이차 역마진 해소 등의 긍정적 결과도 가져온다"며 "결국 시장 금리 상승은 보험업황에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모두를 포괄하는 이중적인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보험연구원은 2012년 말 국고채 5년물이 2.920%인 당시 금리 수준은 보험사들이 감당할 수 있지만, 이보다 1%포인트 넘게 낮은 금리가 지속하는 상황에선 일부 보험사가 손실을 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이후 시중 금리는 연구원이 지목한 '적자 금리'를 상당폭 밑도는 수준까지 하락했다가 이후 점차 회복되는 추세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향후 금리 방향성과 관련해선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발표되면 더 분명해질 것"이라며 "경제지표는 괜찮은데 체감 경기가 안 좋은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금감원 실무 관계자들은 중장기적으론 금리 상승보다는 하락과 관련한 리스크를 더 우려하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시점인 2021년에 시중 금리가 급락하거나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고금리 확정형 보험상품 판매 비중이 큰 생보사들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결과 시중 금리가 작년 6~7월과 같이 낮은 상황이 되면 자본 규모가 작은 보험사나 자본 규모는 커도 고금리 확정형 보험상품 판매 비중이 큰 곳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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