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기획재정부가 국고채 50년물 발행과 관련해 수요 조사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주요 투자자인 보험사들의 입장이 주목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재부는 이달 4일 주요 보험사와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투자자 미팅을 열고 국고채 50년물 입찰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질의했다.

또 이 회합을 하기 2~3일 전에는 주요 보험사와 자산운용사에 이메일을 보내 발행 필요성과 시점, 규모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보험사들은 신규로 초장기채가 발행된다면 입찰에 참여할 의향은 있다는 입장이다.

부채와 자산 간 듀레이션을 매칭해야 할 필요가 있는 만큼 국고채 50년물이 시중에 나온다면 물량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다.

그간 시장에선 국고채 50년물 신규 물량이 나오지 않으면서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들이 차선책으로 30년물에 대한 투자를 늘렸고, 이 때문에 20년물 금리가 30년물 금리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업계에선 그러나 정부가 보험사들의 이런 스탠스를 무조건적인 환영의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고채 50년물 금리가 30년물 금리를 적정 수준 웃도는 정상적인 시장 상황이 조성돼야 신규 물량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보험사 자산운용 관계자는 "국고채 50년물이 발행된다면 입찰에 참여는 하겠지만, 시장 상황과 금리 수준을 봐 가며 할 것"이라며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장기물 금리가 높아야 하는 만큼 정부가 시장을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제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장기 저리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목표만을 생각하고, 20년물과 30년물 발행 규모를 줄여서 그걸 메우는 선에서 50년물을 발행한다면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국고채 50년물 입찰에 작년, 올해 다 안 들어갔다"면서 "시장 정상화 차원에서 본다면 50년물 금리가 30년물보다 10bp 정도는 높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일 국고채 5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2.362%를 나타냈다.

올해 3월에 있었던 국고채 50년물(국고01500-6609) 경쟁입찰에선 2천190억 원이 가중평균금리 2.225%에 낙찰됐다.

입찰에는 총 2천210억 원이 응찰했다. 응찰금리는 1.900~2.240%에 분포했다.

당시 시장에선 국고채 50년물 흥행 부진은 향후 금리 상승을 예상한 보험사들의 실수요 미달에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hy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