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정부가 주택 청약과 금융시장에 수요 억제책을 쓰면서 집값 하락에 대한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가격하락 전망이 고령층이 많이 사는 지방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주택연금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까 우려됐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주택연금 가입이 증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8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가입 시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주택연금 가입자의 47.3%는 70대다. 제도 초기 정착 과정에서 70대가 가장 관심을 보이면서 이 연령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후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면서 60대의 가입자 비중(36.5%)이 확대하는 양상이다.

주택연금에 대한 홍보가 강화되고 저금리 기조에 집값이 뛰면서 주택연금 가입자 수도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5천942명이 가입해 전년보다 11.8% 늘었다. 출시 후 총 가입자는 4만5천371명으로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안에 5만명을 돌파할 수도 있다. 집값으로 미래 연금수령액이 결정되는 만큼 주택가격과 함께 연금시장이 팽창한다.

관심을 받던 주택연금도 변수가 생겼다.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과 그 후속 조치 등을 내놓으면서 집값의 하락 전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의 집값은 이미 부진하다. 지난달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지방 8개도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8.8이다. 2년 전보다 집값이 1.5% 떨어진 결과다. 조선업 등 주력산업이 꺾인 거제는 같은 기간 집값이 14.9%나 내렸다.

작년 인구통계에서 전국 인구의 평균 연령은 40.9세로 조사됐다. 지방 8개도에서 제주도(40.5세)를 제외하면 나머지 도는 모두 평균 연령이 전국 평균을 웃돈다. 전라남도가 44.6세로 가장 높고 가장 낮은 경상남도도 41.3세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주택연금은 꾸준한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아직 가입률은 1.1%로 잠재적 수요층이 많은 점이 이유로 꼽혔다.

고제헌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주택연금 상품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고령층이 많고, 특히 저소득층에서 상품 이해가 부족하다"며 "고령층 대상으로 은퇴금융교육을 강화하고, 주택연금의 사회적 효용을 고려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고령층이 보다 적극적으로 주택자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령·소득별 주택연금 인지도(자료: 주택금융연구원)>

다만, 부동산 경기처럼 주택연금의 성장 속도는 불확실하다고 전망됐다.

고 연구위원은 "고령층의 자산 활용 패턴을 살펴보면 주택연금의 성장 속도는 다소 느릴 수 있다"며 "불확실성 대비 고령층의 저축 성향, 상속 동기 등 인식의 변화 없이는 자산 활용 패턴이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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