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주식과 채권 투자에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연기금과 공제회가 벤처캐피탈(VC)펀드 출자에는 열을 올리고 있다.

주식, 채권 외에 다양한 투자 기회 발굴이 가능한 데다, 벤처 투자는 고용 창출 효과까지 높일 수 있어 고용을 강조하는 시대에 '큰 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현재 투자 의향을 밝힌 3천억 원가량을 잡기 위한 운용사들의 경쟁이 9~10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벤처 투자에서도 최대 '큰 손'인 국민연금을 시작으로, 과학기술인공제회에 이어 우정사업본부도 벤처펀드 출자를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말 2천억 원가량을 벤처펀드에 출자키로 했다. 일반 벤처펀드에 1천억 원, 중소형에 1천억 원 이내를 출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 6곳을 선정하고 있다.

만기는 8년 이내로, 1년씩 2회, 총 10년까지 연장이 가능한 벤처펀드를 찾아 약 4년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에서 벤처펀드 위탁운용사를 따내면 다른 연기금, 공제회의 출자사업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점에서 최대 각축장으로 불린다. 특히 큰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하는 벤처캐피탈에는 국민연금만큼 큰 규모로 들어오는 곳이 없어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보수율과 성과보수도 나쁘지 않다.

국민연금은 오는 28일까지 벤처펀드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11월에 6개 이내의 운용사에 확정 통보 할 계획이다.

조인식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리는 "고용 창출 효과가 높으면서도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는 벤처 투자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는 등 유망 중소형 기업의 성장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며 "다양한 중소형 투자 기회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인공제회도 블라인드 벤처펀드에 400억 원을 출자한다. 3년 만에 벤처펀드 출자로, 현재 모집 공고가 나온 상태다. 최종 결과는 국민연금보다 조금 이른 10월 말에 나올 예정이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특히 이번 선정에서 루키리그를 넣었다. 업력이 3년 이하인 운용사들끼리 경쟁하는 루키리그를 통해 시장의 고수로 떠오르는 새 얼굴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연금이 일반과 중소형 벤처펀드로 나눠 대형 벤처캐피탈과 중소형 캐피탈에 기회를 줬다면, 과학기술인공제회는 더 신인급인 중소형 캐피탈에 기회를 주기 위해 루키리그를 넣었다. 루키리그는 최소 결정 펀드 규모가 150억 원만 돼도 지원이 가능하다.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 역시 블라인드형 벤처펀드에 500억 원 내외를 출자키로 하고, 3개 운용사를 선정한다. 오는 29일까지 제안서 점수를 마감하고 11월 중에 투자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선정된다.

보험사업단이 출자할 벤처펀드는 최소 결성 규모가 400억 원 이상으로, 펀드 만기는 10년 이내이어야 한다. 투자 기간은 설립일로부터 5년 이내로 계획하고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벤처 투자는 국민연금이 열었는데, 국민연금의 진행 상황을 보고 벤처펀드 출자를 계획하고 있는 다른 연기금, 공제회들도 점차 선정 공고를 낼 것"이라며 "이번 달부터 벤처투자업계가 바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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