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최근 문재인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김 전 위원장은 14일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남중ㆍ고 재경동창회 조찬모임인 덕형 포럼에 참석해 기자와 만나 "(금융위원장 수락 여부에 대해) 여전히 고심 중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더 이상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그만합시다"며 굳은 표정으로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김 전 위원장과 경기고 동문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추천하고서 김 전 위원장을 상대로 설득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전일까지만 해도 김 전 위원장의 재기용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시장도 들썩이는 모습을 보였다.

재기용설이 제기된 이후 금융노조와 시민단체는 물론 여당인 민주당에서조차 '불가하다'는 주장을 내놓으며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금융노조는 전일 성명을 발표해 김 전 위원장의 재기용은 패착이라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보수 정권의 코드와 금융산업 전체를 독선적으로 지배하고자 한 인물"이라고 지적하면서 "내정설이 사실이라면 즉각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전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2년 당시 민주당에서 해임을 촉구한 인사를 재기용하는 것은 부적격하다"며 "론스타 관련 감사원의 감사 결과 보고서에서도 '김석동 주의 촉구'가 적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석동 전 위원장은 이날 덕형포럼에서 '새로운 역사와 세계로 향한 대한민국의 도전'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덕형포럼은 약 두달 전쯤 김 전 위원장에 강연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대한민국 경제와 한민족 DNA'란 책을 집필할 정도로 역사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역사 마니아'로 불린다.

포럼에 참석한 한 인사는 "우리나라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어 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도 과거 기마민족의 역동성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강연이 인상적이었다"며 "후배들 사이에선 금융 전문가로 알고 있었는데 역사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오전 9시가 다 되어 끝났다. 김 전 위원장은 포럼을 마치고 행사장을 빠져나갈 때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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