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순항중…자산축소에는 '대비하자'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미국의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이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세를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보유자산 축소와 관련해서는 장기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美 금리 인상 순항…트럼프 불확실성에도 회복흐름 유지

14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과 관련 부서들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지고 있지만, 미국 경제의 회복 흐름이 바뀔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A금통위원은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이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을 저해하지 않고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을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수출수요 및 관련 제조업 생산이 확대됐다"며 "이런 경제 흐름이 유지될 경우 올해 성장률은 지난 4월 전망치인 2.6%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B금통위원도 "우리나라는 국내외 지정학적 위험과 미국 금리 인상에도 국제투자자금 흐름과 관련 가격변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며 "전반적인 상황은 자금 흐름과 가격이 실물경기 여건을 반영해 결정되는 정상적이고 안정된 모습이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 정상화가 진행되고 한국도 수출의 낙수효과가 소비로 이어진다면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도 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A금통위원은 "글로벌 수요가 호전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정상화가 진행될 경우 한국의 수출증가로 중립금리가 상향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수출의 낙수효과가 충분히 소비로 이어진다면 이에 상응한 금리 인상은 현 완화적 기조에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도 금융불안의 축적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수익률 곡선 변화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금통위원은 "미국의 수익률곡선은 정책금리가 인상되면서 상방이 이동할 것이고, 우리나라의 수익률곡선은 기준금리가 유지된다면 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곡선 기울기 변화 및 시장에 미칠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연준 보유자산 축소…자본유출 제한적이지만 '대비하자'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는 아직 구체적인 규모에 대한 언급이 없어 위험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C금통위원은 "미국이 보유자산을 축소하면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기간 프리미엄이 상승하며 아시아 신흥국의 통화가치 절하와 증권투자자금 유출, 신용 스프레드 확대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급격한 자금 유출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되지만, 차익거래에 따른 단기외채의 증가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CDS 프리미엄 상승, 등 최근 외화유동성 면에서 위험요인도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관련 부서는 "정책금리 인상은 단기금리에서 장기금리로 파급되는 경로가 필요하지만, 보유자산 축소는 장기금리에 직접 영향을 미쳐 금리 상승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나 연구노력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D금통위원도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시장 기대가 약화되고 미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논의가 본격화되면 신흥국 자산에 대한 위험회피심리가 다시 강화될 수 있다"며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채권투자자금이 단기금리와 환율에 더 민감해 완화적 통화정책과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경우 증권 자금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은 제한적이다"면서도 "대내외 장기채 기간프리미엄의 동조화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압력과 더불어 단기외채 증가, CDS 프리미엄상승, 스왑시장 헤지 롤오버 등 잠재적 위험요인도 내재하고 있어 관련 시장여건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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