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하루 앞두고 채권시장에 물가 경계령을 내렸다.

WSJ는 13일(현지시간) "채권시장이 지난 여름 연속적인 승리에만 빠지며 전망치의 작은 변화에도 취약해졌다"며 "연속적인 승리란 영원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지난 7월 초순부터 이달 초순까지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작은 상황 변화에 급반등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이 기간 2.40%에서 2% 근처로 약 40bp 가까이 급락했다.

채권시장은 그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낙관적인 경기 전망에도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물가의 경우 연초 국제 유가의 반등세에 오름세를 보이다 최근 들어 다시 열기가 식은 모습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 0.2% 상승을 밑돌았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의 경우 지난 2월 목표치 2%를 웃돌았으나, 지난 6월에는 전년 대비 1.4% 상승으로 둔화됐다.

WSJ는 "이런 물가 부진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계속할 것이란 기대를 약화시켰지만, 14일 나올 지표(8월 CPI)는 이런 유순한 상황에 도전할 만한 인플레 징후가 있는지 면밀히 관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성장세가 견조하고 실업률 하락이 이어지는 이상 중앙은행은 물가 부진이 일시적이라는 인식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게 신문의 관측이다.

WSJ는 "특히, 중앙은행은 매우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따라 위험스러운 수준으로 과열된 시장을 계속 우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경기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이미 크게 떨어진 채권금리가 더욱 떨어질 여지가 많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것"이라며 "물가가 살아있다는 어떤 신호라도 나타난다면, 그때는 시장의 방향 전환이 매우 날카로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 및 허리케인 등 외부 위험 요인 완화로 며칠 사이 채권 금리가 일부 반등한 것과 관련, "이제 물가로 초점이 맞춰지는 데 따라 채권시장은 가장 최근의 방향성에 익숙해지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리서치그룹 맥쿼리는 8월 미국 CPI가 휘발유 가격 상승과 허리케인 하비 등의 영향으로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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