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연기금이 이번 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연일 순매수를 보이면서 올해 연간으로 순매수를 기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대형주 플레이 전환으로 중·소형주에서 대규모 '팔자'가 나왔고, 연기금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코스닥시장에서 연간 순매도를 기록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1천265억 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4천494억 원을 순매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순매도 규모가 대폭 줄었다.

연기금은 2015년 7천34억 원, 2014년 1천241억 원, 2013년 3천919억 원, 2012년 5천433억 원, 2011년 6천913억 원 등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연기금은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했다.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동안 연기금이 코스닥시장에서 순매도한 것은 지난해뿐이다.

이는 지난해 국내 증시의 '큰 손' 국민연금의 대형주, 패시브 투자 전환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시장 벤치마크를 따르는 패시브 투자로 전환을 선언했고, 이는 자연스레 벤치마크를 구성하는 대형주로 수급이 쏠렸다.

국민연금의 자금을 받기 위해서는 위탁 운용사들도 패시브 투자로 돌아서야 했고, 도미노처럼 코스닥 매도, 코스피200 매수라는 결과가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이어지는 코스닥 종목 투매에 '국민연금의 저주'라는 말도 나왔다. 상반기까지도 이런 흐름은 계속됐다.

여전히 연기금은 코스닥시장에서 연간으로는 매도 우위지만, 최근 연속 순매수에 나서 남은 3개월간 순매도 규모를 얼마나 줄일지, 순매수로 돌아설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달 들어 연기금은 코스닥시장에서 986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수장 부재로 별다른 집행 자체가 없으며, 대형주, 패시브 위주라는 시각은 바뀐 게 없다"며 "그런데도 최근 코스닥을 연기금이 사들이는 것은 위탁운용사들의 '+α'을 내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최근에도 성과가 부진한 중·소형주 펀드에서 자금을 회수해갔다. 기금운용이사(CIO) 교체로 코스닥 컴백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아직 새 CIO가 오지 않은 상태여서 국민연금의 코스닥 외면은 계속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위탁운용사들은 바이오주 위주로 코스닥을 사들이고 있다"며 "대형주는 채울 만큼 채웠고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코스닥은 팔 주식은 모두 비워냈지만 대형 IT 다음 주자로 코스닥이 지목돼 전략적인 차원에서 사고 있으며 이런 흐름을 따라 다른 연기금, 공제회도 코스닥 쪽에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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