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국내 증시가 다시 호조세를 보이면서 연기금, 공제회 등 '큰 손' 기관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들 기관의 자금을 많이 빨아들인 곳은 베어링, 제이앤제이, 미래에셋 자산운용 등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운용사 전체 주식형펀드 일임 수탁고는 지난달 1조8천100억 원 늘어났다. 올해 들어 월간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의 증가세다.

일임 수탁고는 올해 2월 1조5천910억 원 급증한 뒤 높아진 지수대 부담으로 소규모의 자금 유출, 유입을 반복했다. 그러다 지난달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코스피가 급락하자 기관투자자들이 다시 자금을 투입했다.

주식형펀드 일임에는 주로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 자금이 잡혀 이들의 매매 동향을 엿볼 수 있다.

지난달 일임 자금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배당주 펀드로 유명한 베어링자산운용이다. 한 달 새 2천500억 원을 빨아들였다. 베어링자산운용은 지난 2월에도 2천500억 원의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가장 자금 유입세가 가팔라 투자 일임 잔고가 6조 원을 넘어섰는데, 여기에는 연기금 자금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이어 제이앤제이가 2천300억 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천250억 원, 신영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이 2천억 원 이상 자금을 늘렸다.

반면 삼성자산운용과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에서 1천억 원 이상의 일임 자금이 이탈했으며, 한화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의 자금 유출세도 지속됐다.

올해 들어 에셋플러스, 알리안츠, 이스트스프링 등의 일임 자금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한국항공우주 사태로 채권형에서 대규모 자금 이탈을 겪었던 동양자산운용은 주식형 일임 자금도 비교적 큰 규모로 빠져나갔는데, 지난달에는 자금 유출 규모가 다소 줄었다.

주로 개인투자자 자금인 공, 사모 주식형펀드 수탁고에서는 삼성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이 수탁고 증가를 이끌었다. 지난달 주식형 수탁고는 2조2천200억 원이 늘었는데, 공, 사모 수탁고는 4천100억 원 증가로, 일임 수탁고 증가세보다 훨씬 적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호황 수혜로 다시 증시 기대가 살아나고 있다"며 "IT 고점 논란에 차익실현 했던 연기금 등이 북한 리스크로 지수가 떨어지고 IT 실적 전망이 좋아지자 수익률이 좋은 운용사를 중심으로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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