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외화자금시장에서 외환(FX) 스와프포인트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를 염려한 외국계은행 서울지점이 FX 스와프 시장에서 발을 빼 거래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가격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서다.

일부 거래에서는 가격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변동증거금(VM) 신용보강부속서(CSA)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가격이 실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주로 '셀앤드바이(sell & buy, 비드)' 주체였던 외은들이 원화 매수 주문을 내지 않으면서 시중은행의 롱포지션도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시장 가격에 원화를 주고 달러를 받고 싶어도 거래가 성립되지 않아 '초이스' 호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이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 리스크가 외신 헤드라인을 장악하면서 거래 부진 상황은 수개월 간 이어지고 있다.

전쟁 위험이 커질수록 달러-원 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고꾸라질 수밖에 없어 외은 입장에서 거래할 유인이 상당히 줄어든 셈이다.

A시중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20일 "스와프 시장에서 외은이 북한 이슈 등으로 시중은행에 달러를 먼저 주기 꺼려하고 있다"며 "외은이 비드를 대고 주로 달러를 사려는 쪽인 로컬은행이 같은 가격에 오퍼를 대고 있더라도 더 나쁜 가격대의 외은 오퍼 가격대에 체결이 돼 가격에 거품이 끼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또 지난 1일부터 적용된 CSA 개정 이슈도 원활한 거래가 되지 않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계약 체결 일정을 맞춰왔으나 외은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가 태반인 상황이다.

B시중은행의 스와프딜러는 "현재 CSA를 수정하지 않은 은행들도 있고 북한 이슈까지 있다 보니 외국은들이 시중은행과 거래 상대방으로 만나지 않으려 한다"며 "거래가 한 방향만 열리게 되고 오히려 아래 비드에 체결되는 경향이 있어 급히 팔아야 하는 시중은행의 입장에선 가격이 크게 의미가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가격 정도면 사실 물량 나왔을 때 팔아야 하는 상황인데 거래가 되지 않으니 다들 버티고만 있다"며 "시중은행이 '베드네임'에 걸리는 경우가 몇 번 있어서 오퍼가 체결되지 않고 스와프포인트가 계속 올라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딜러들은 추석 긴 연휴 기간이 지나면 거래가 다소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남기기도 했다. 일부 외국계은행들의 경우 셀앤드바이 한도가 되살아나기도 했다.

C시중은행의 스와프딜러는 "추석 연휴가 길다 보니까 외은들이 라인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보고 10전 오르거나 내린 데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며 "아직 가격이 크게 괴리된 것은 아니고 필요한 거래는 할 수 있기 때문에 연휴 이후에 거래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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