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금융당국이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에 대한 징계 검토에 착수하면서 대주주 리스크와 함께 동양생명 경영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에 휘말리면서 약 3천800억 원의 손실을 낸 동양생명에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과 관련해서 관리 책임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며 "사기에 따른 손실 금액이 많은 만큼 강한 징계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 진행 중인 소송도 징계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동양생명은 육류담보대출과 관련해 담당 직원의 배임 여부에 대한 의혹이 있어 고소를 제기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주 대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특경법상 수재 등)로 동양생명 팀장 이모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와 함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정모씨 등 육류 유통업자와 대출중개업자, 창고업자 13명을 구속기소하고 2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육류담보대출은 유통업자가 보관 중인 육류를 담보로 금융사에서 자금을 빌려 추후 육류를 판매한 돈으로 대출금을 갚는 형식이지만 육류담보대출 관리 과정에서 일부 차주들이 담보물에 이중담보를 설정하는 등 담보물에 문제가 발생했다.

동양생명은 3천176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4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8.2% 급감한 바 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육류담보대출 사건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 절차 착수 등 자체적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 6월 중국 당국의 안방 보험그룹 조사와 우샤오후 회장 사임 소식 등 대주주 관련 불확실성도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지난 6월 동양생명의 최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대한 중국 금융당국의 조사와 우샤오후 회장의 사임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대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특히,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에 국외자산 매각을 압박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당시 안방보험 측은 "현재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고 지급 여력이 충분하며 경영구조가 안정적"이라며 고객과 임직원, 협력 파트너들 모두 동요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최근 동양생명은 경영진을 구한서 단독 대표이사에서 구한서·뤄젠룽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뤄젠룽 대표는 안방손해보험 총경리 보조, 안방생명보험 부총경리를 역임하고 2015년 9월 동양생명 부사장(최고운영책임자)으로 이동했다.

구한서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것을 고려하면 투톱 체계는 뤄젠룽 대표로 넘어가기 위한 과도기 성격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동대표이사 체제 전환 등 한국 시장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다만, 정부의 징계에 안방보험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징계 강도와 소송 과정 등 많은 변수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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